반도체 업계 "울고 싶어라" 1분기 삼성전자 영업익 작년의 4분의 1 그칠듯하이닉스는 5,000억이상 적자 예상 "더 심각"PC 수요확대등 힘입어 2분기엔 회복 기대감도 이규진 기자 sky@sed.co.kr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이 올 들어 시황 악화로 손익분기점마저 위협당하는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환율 하락과 PC 수요 확대 등에 힘입어 2ㆍ4분기부터 턴어라운드에 성공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1ㆍ4분기 영업이익은 1,000억원을 밑돌며 사상 최악의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해 4ㆍ4분기 4,320억원의 4분의1 수준에 머무는 것으로 겨우 손익분기점을 넘어선 수치다. 김장열 현대증권 연구원은 최근“반도체 가격 추가 하락에 따라 삼성전자의 1ㆍ4분기 반도체 부문의 이익은 890억원에 머무를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증권업계에서는 올 들어 반도체 가격이 추가로 하락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삼성전자의 이익 창출구조가 한계에 부딪혔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양대 메모리업체인 하이닉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증권가에서는 하이닉스가 1ㆍ4분기에 최소한 5,000억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시황이 기대만큼 좋아지지 않아 상당한 폭의 영업 손실을 피할 수 없을 듯하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등 반도체회사들이 고전을 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당초 예상과 달리 D램 가격 반등시점이 늦어지고 있는데다 그나마 이익을 내던 낸드플래시마저 생산원가를 위협하는 수준으로 급락했기 때문이다. 온라인 반도체 중개업체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DR2 D램 512Mb(64Mx8 667㎒) 26일 평균 현물가는 0.93달러로 지난 1월11일 0.94달러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512Mb 현물 가격은 1월24일 1.11달러로 정점을 찍은 후 계속 하락세다. 또 지난해 12월 초 4.21달러를 기록한 8Gb 멀티레벨셀은 26일 2.58달러로 3개월 만에 무려 38%나 추락했다. 낸드플래시의 생산원가는 통상 3달러선으로 추정되고 있어 이미 일부 업체들은 밑지고 파는 상황에 몰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일본 도시바의 경우 19일 2007년 회계연도(2007년 4월~2008년 3월) 결산을 앞두고 반도체사업 부문의 연간 영업이익 실적 예상치를 종전 1,500억엔(1조5,000억원)에서 무려 43% 낮춘 850억엔(한화 8,600억원)으로 발표했다. 1ㆍ4분기 실적이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나빠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등 반도체업계가 2ㆍ4분기부터 실적 회복의 기지개를 켤 수 있을 것으로 예견하고 있다. 전반적인 반도체 가격 하락이 점진적으로 안정세를 찾아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 업계의 한 관계자는 “3월 하반기 D램 고정거래 가격이 보합세에 머물고 있어 2ㆍ4분기에는 추가 하락폭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D램업체들의 투자 축소와 자금조달 어려움으로 증산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점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반도체 부문의 실적 악화에도 불구, 삼성전자는 LCDㆍ휴대폰 부문의 약진에 힘입어 1ㆍ4분기 깜짝 실적을 내놓을 수 있다는 지적도 함께 나오고 있다. 송종호 대우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1ㆍ4분기 영업이익은 당초 전망치인 1조4,500억원보다 높은 1조7,500억원을 기록할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1ㆍ4분기 실적 발표는 ‘왕의 귀환’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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