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도에서 온 15살 소녀 김진희(사진) 양은 아버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디자이너라는 꿈을 위해 '디자인 서바이벌 : K-DESIGN'에 참가했다. 연필과 펜이 눈앞에 있으면 자신도 모르게 옷 그림을 그릴 만큼 디자인에 대한 열정이 가득했기 때문이다. 김 양은 최연소 참가자답게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담아 '별들의 왈츠'라는 드레스를 심사위원에게 선보였다. 한복을 응용해 곡선을 살리고 노란색 크리스탈이 박힌 시스루 소재의 천으로 마치 별처럼 보이도록 한 것. 비록 경험이 부족해 예선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지만 허황된 꿈이라며 반대하던 아버지가 딸의 꿈을 적극 응원하는 지원군으로 변하는 계기가 됐다. 디자이너 이상봉은 자신의 디자인숍으로 김 양을 초대해 진심 어린 조언을 하며 멘토를 자청하기도 했다.
지난 11월부터 시작한 'K-DESIGN 서바이벌'이 수많은 예비 디자이너들이 참가하는 축제의 장이 됐다. 이 행사는 모델·가수·음식 등을 주제로 한 서바이벌 프로그램과는 차별화된 산업디자인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대한민국 대표 디자인과 차세대 디자이너'를 선발·발굴할 계획으로 기획된 이 경연은 김 양의 아버지처럼 디자인에 대해 거리감을 느꼈던 대중들이 한층 디자인과 가까워지는 계기를 만들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부·학생·현직 디자이너·디자인회사 대표 등 2,000여명의 지원자가 참가한 'K-DESIGN 서바이벌'은 다양한 미션을 거쳐 현재 TOP8이 남은 상태다. TOP8에 든 이원찬 군은 글로벌 대기업 마이크로소프트의 스카우트 제의를 거절하고 K-DESIGN 서바이벌에 남아 화제를 낳기도 했다.
화제가 된 참가자들과 함께 생활 속 불편을 해소하려는 배려 담긴 아이디어들도 눈길을 끌었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디자인이 결합해 재탄생한 것. 특히 어머니를 생각하며 만든 기름튀김 방지용 집게는 방송 이후 한 기업에서 상품화를 추진하고 있다. 전을 부칠 때 기름이 많이 튀어 손이 데는 것을 보고 우산모양의 손잡이를 붙인 제품이다.
이태용 디자인진흥원 원장은 "대한민국 최초 디자인 서바이벌 프로그램 'K-DESIGN 서바이벌'은 차세대 디자이너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디자인을 사랑하는 일반인들의 기발한 상상력이 더해져 전 국민을 아우르는 디자인 축제로 자리매김했다"면서 "프로그램 종료 후에도 참여 디자이너가 K-DESIGN을 대표하는 디자이너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우승자를 가리는 1회 방송만을 남겨둔 'K-DESIGN 서바이벌'은 우승자에게는 총 2억원의 디자인 개발비와 디자인 상용화 등의 기회를 준다. 이후에도 디자인진흥원은 관련 인프라와 연계해 지속적으로 지원을 해줄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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