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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전자 ‘세계1위’ 경쟁 가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세계 1위`를 놓고 불꽃 튀는 자존심 경쟁을 펼치고 있다. 디지털가전, TFT-LCD, 휴대폰 등에서 치열하게 경합해온 두 업체는 그 동안 `연미복`을 입고 다투던 자세에서 벗어나 `전투복`으로 갈아입는 모습을 띠기 시작했다. 지난달 말부터 시작한 두 업체의 진검 승부는 가전, 반도체 등 각 분야에서 `우리 기술이 세계 최고`라는 차원을 넘어서 `공격적인 투자를 통한 시장 1위 지배력`을 차지하기 위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건희 회장 방침도 당분간 뒷전= 삼성전자는 지난달 29일 `70나노 4기가`플래시메모리 제품을 개발하면서 `세계 최고 기술`을 강조했다. 삼성은 특히 “이 제품은 인텔ㆍ도시바 등 경쟁업체의 기술력을 1년 이상 앞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은 그 동안 인텔 등이 주요 수요처라는 점에서 이건희 회장의 지시에 따라 보도자료 등 공식적인 발표문에선 상대방의 감정을 자극할만한 표현을 극도로 자제해왔다. 이튿날인 30일 삼성전자는 또 LCD분야에 4,527억원을 신규 투자한다고 밝혔다. 바로 직전 이 회장이 전경련의 회장단 회동에서 “(삼성은) 올해 더 이상의 추가투자는 없다”고 단언했지만 LG필립스LCD에게 뺏겼던 `세계 1위`자리를 탈환하는 것이 무엇보다 급했던 모습이었다. ◇LG 목표는 `삼성 제키기`= 구본무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전사적으로 펼치고 있는 `일등LG` 운동은 필연적으로 삼성과 맞부딪칠 수 밖에 없는 입장. LG는 최근 1주일새 `일등` 실적 및 제품들을 벼락같이 쏟아내며 삼성을 2등으로 슬며시 끌어내렸다. 반격의 포문은 `대형LCD 월 생산량 200만장 돌파`(9월)로 열었다. 이는 전인미답의 기록으로 LG필립스LCD가 생산능력에서 세계1위를 입증한 것이라고 LG측은 주장했다. LCD에서 만큼은 LG가 1등임을 선언한 셈이다. LG는 이어 6일 세계최대 76인치 PDP TV 개발, 7일 55인치짜리 세계최대 TV용 TFT LCD 개발을 발표하면서 `삼성 추월`을 잇달아 선언했다. ◇`맞불승부`도 피하지 않겠다= LG전자가 지난 1일 `2004 LG전자 IT신제품 발표회`를 열고 PC, 모니터, 광저장장치(ODD) 등 3개 분야에서 오는 2007년까지 세계 1위에 오르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맞서 삼성전자는 6일 `2004년 IT신제품 발표회`로 응수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컴퓨터ㆍ프린터ㆍ모니터 등 29종의 신제품을 선보이면서 세계1위 컬러모니터, 세계3위의 프린터를 집중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경쟁에 대해 동양증권의 민후식 수석연구원은 “두 회사의 기술 및 투자경쟁에 대해 일부에서 지나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는 게 사실”이라며 “그러나 국내경쟁이 아니고, 급성장하는 세계시장을 겨냥한 것인 만큼 향후 한국의 경쟁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성진기자 hnsj@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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