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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업계 1위인 보광훼미리마트가 기업형슈퍼마켓(SSM)시장에 변칙적인 방법으로 진출했다. 대기업의 지역 골목 상권 침해 논란을 피하기 위해 관계사를 설립해 SSM 사업에 우회진출 한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서울 신도림동에 위치한 디큐브 백화점 지하 2층 식품관에 들어선 '후레쉬에비뉴마켓(FRESH AVENUE MARKET)'이 보광훼미리마트의 관계사로 알려졌다. 실제 이 곳에서 판매한 물건의 영수증에는 매장명이 '보광훼미리마트 후레쉬에비뉴마켓점'으로 표기돼 있다. 매장명은 편의점의 한 형태로 표기됐지만 편의점이라기 보다 슈퍼마켓에 가까운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편의점에서는 입구 쪽 매대에 샌드위치, 삼각김밥 등 일일 조리식이 진열되지만 이곳은 신선 과일과 야채 등이 자리하고 있다. 슈퍼마켓에서나 볼 수 있는 축산 등 정육 매대도 매장 안쪽에 마련됐다. 특히 정육 담당 직원도 별도로 두고 있어 슈퍼마켓과 다를 바 없다. 이에 대해 훼미리마트의 한 관계자는 "후레쉬에비뉴는 훼미리마트와 전혀 상관이 없는 곳"이라며 "SSM사업을 검토 하지 않고 있다"고 부인했다. 후레쉬에비뉴가 297㎡ 수준으로 소형이어서 SSM이라 불리기에는 업태가 모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슈퍼마켓형 편의점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훼미리마트가 대기업의 SSM 진출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의식해 관계사를 설립해 우회적으로 사업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훼미리마트가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슈퍼마켓 사업 관련 전문컨설팅업체에 사업컨설팅도 받았던 것으로 안다"면서 "여러 사항들을 고려해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사업을 진행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후레쉬에비뉴마켓 바로 윗층에는 훼미리마트 편의점이 입점해 있다. 편의점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바로 위층에 편의점에 있는 데 굳이 같은 점포를 하나 더 여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면서 "슈퍼마켓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디큐브백화점 측도 슈퍼마켓으로 인정했다. 이 백화점의 식품관 담당 관계자는 "지하 1층에는 편의점(훼미리마트) 지하 2층은 슈퍼마켓 개념"이라고 말했다. 이 매장의 실제 운영 법인이 누구인 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영수증 매장명에는 훼미리마트가 표기돼 있지만 사업자 등록은 후레쉬에비뉴로 돼 있기 때문이다. 후레쉬에비뉴는 지난달 12일 슈퍼마켓 및 편의점 등 유통사업을 주업으로 신설법인 등록을 했다. 대표이사는 박희태씨로 올 상반기까지 훼미리마트에서 신선식품 팀장으로 재직한 인물이다. 회사 자본금은 3억원이며 액면가 5,000원에 주식은 6만주를 발행했다. 대주주 명단은 공개되지 않고 있지만 훼미리마트의 홍석조 회장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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