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로펌 "해외로 가자"

대형법률사무소(로펌) 들의 해외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다.세계무역기구(WTO) 도하라운드 협상에 따라 국내 법률시장의 개방이 임박해짐에 따라 변호사 업계에서는 규모확대와 경쟁력 강화를 통해 내실을 키우는 것과 함께 적극적인 해외진출로 로펌의 세계화를 이룰 기회로 삼자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해외사무소로 고객발굴에 나선다

법무법인 태평양은 국내 법률사무소로는 처음으로 다음달 1일 일본 도쿄에서 '태평양 외국법사무 변호사 사무소'를 개설, 업무에 들어간다.

도쿄사무소는 기존의 일본 전담팀과 유기적인 협력채널을 구축, 국내기업은 물론 일본기업의 한국투자 및 무역거래와 관련해 다양한 법률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특히 일본기업에 대해 한국관련 비즈니스에 따른 법률컨설팅과 지적재산권 업무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초대 도쿄사무소장은 이후동(38)변호사가 맡았다. 이 변호사는 사시 27회로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도쿄대에서 법학석사(지적재산권) 학위를 받았으며 그 동안 태평양의 일본법률전담팀을 이끌어 왔다.

이정훈 태평양 대표변호사는 "현지에 진출한 국내기업이나 국내지사를 갖고 있는 일본 기업을 대상으로 직접 상담, 즉석서비스 등 편의를 제공하겠다"며 "장기적으로 중국에서 사무소 설립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세종도 중국진출을 신중히 검토중이다. 중국 진출 국내기업을 바탕으로 법률서비스 제공하는 것이 사업타당성이 맞는 지 살펴보기 위해 최근 중국현지에 중국전문 변호사를 파견, 시장상황을 살펴보기도 했다.

◇신중론도 있다

해외 직접진출에 대해서는 아직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비용대비 효과면에서는 냉정히 따져봐야 한다는 의미다.

최근 외국의 대형 로펌들이 한국에 진출하려고 하는 것은 다국적 기업이라는 자신이 활동할 수 있는 시장이 형성되어 있기 때문.

국내 로펌에 해외에 나갔을 때는 현실적으로 국내기업의 현지 지ㆍ상사를 고객으로 해야 하는 데 수익을 얻기에는 수요가 많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외국 로펌과의 협력으로 경쟁력 강화

법무법인 충정은 세계 변호사들의 모임인 '렉스먼디(REXMUNDI)'의 한국대표로서 외국의 유수 로펌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9ㆍ11사태로 국내에서 열릴 예정인 국제모임이 취소되기는 했지만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위상제고와 경쟁력 제고의 기회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김&장이나 광장도 해외로펌들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고객이익을 극대화 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광장의 김재훈 변호사는 "개방화시대를 맞아 외국로펌과의 긴밀한 협력은 이미 '선택'이 아닌 필수로 인식되고 있다"며 "해외진출을 위해서는 해당국의 법과 언어에 익숙해지는 것이 필요하다"이라고 말했다.

최수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