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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실적 실망감에 주가가 내리막을 걷고 있는 포스코플랜텍이 올해 흑자로 돌아서겠다고 선언했다. 신성장동력으로 삼은 해양 플랜트 사업의 경쟁력을 키워 수주 물량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전문가들은 다만 프로젝트 수주의 주요 기준이 되는 부채 비율을 고려할 때 포스코플랜텍의 추가적인 재무구조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19일 황명학 포스코플랜텍 재무담당상무(CFO)는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해양 시추선의 교체 시기가 다가오면서 발주 물량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며 "수익성이 높은 해양 플랜트 부문의 공략을 강화해 올해 흑자 전환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잭업리그나 텐더리그 등 해양 시추 플랜트선 대부분이 현재 30년 전 건조된 것으로 교체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대형 조선사들이 진입하지 않는 틈새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포스코플랜텍은 최근 싱가포르에서 수주한 해양작업지원선(OSV) 건조를 마무리했다. 해양 비즈니스 부문에서 처음으로 올린 성과로 포스코플랜텍은 이달 중으로 싱가포르 발주처에 선박 인도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해양작업지원선 시장은 연간 300척 규모. 가격은 척당 400억~1,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포스코플랜텍은 이번 첫 건조를 시작으로 매년 2척 내외의 해양작업지원선을 만들어낼 계획이다.
황 상무는 "포스코라는 고객을 확보한 산업 플랜트에서 발생하는 안정적인 수입을 바탕으로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해양사업 부문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현재 산업 플랜트와 화공 부문으로 이뤄진 사업 구조에서 해양사업 부문의 매출 비중을 30%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87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진행 중인 것도 해양 플랜트 부문 투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포스코플랜텍은 지난 1월 1차 발행가액을 기준으로 총 871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진행 중이다. 포스코와 포스코건설이 이미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결정했고 이달 6일 우리사주 물량 378만8,000주도 전량 청약을 완료했다. 포스코플랜텍 유상증자의 2차 발행가액은 다음달 3일 결정된다. 주주 청약은 6일부터 이틀간 이뤄지고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실권주 청약은 11일과 12일 시행될 예정이다.
포스코플랜텍은 유상증자로 유입되는 자금 871억원 중 절반가량을 경남 통영 안정지구의 해양 플랜트 공장 부지 조성에 사용하고 나머지는 부채 감소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에 사용할 계획이다.
황 상무는 "통영 안정지구에 10만평 규모의 해양 플랜트 공장 부지가 조성되면 해양 분야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반이 생긴다"며 "한편 현재 300% 후반대를 기록하고 있는 부채 비율도 290% 수준으로 줄어들어 재무구조 개선에 따른 수주 경쟁력 강화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포스코플랜텍은 이번 증자로 유통 물량이 늘어나는 점 역시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황 상무는 "유상증자로 1,894만주가 발행되면서 유동성이 크게 늘어날 예정"이라며 "그동안 유통 주식 부족으로 기관 투자 수요가 제한적이었던 문제점이 이번 유상증자로 해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전문가들은 플랜트 수주의 경우 기술 경쟁력뿐만 아니라 재무구조도 중요한 판단 요건인 만큼 포스코플랜텍의 부채 비율이 여전히 높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플랜트 발주처 입장에서는 회사가 실제로 공사를 진행할 수 있는지를 높게 평가하는데 통상적으로 부채 비율이 250% 수준은 돼야 안정적인 재무구조로 인식된다"며 "이번 유상증자 이외의 추가적인 재무구조 개선 노력이 있어야 수주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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