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의 고효율ㆍ친환경 보일러 지원 정책 추진이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보일러업계의 계산기 두드리는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조만간 포화된 내수시장에 숨통이 트이게 됨에 따라 신시장을 선점하려는 물밑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는 형국이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보일러업체들은 정부가 내년부터 열교환 방식의 가정용 콘덴싱 보일러 확대 보급 사업을 본격 추진하는 것에 대비, 관련 제품에 대한 마케팅 전략을 강화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보일러 내수 판매량은 총 121만7,571대로 2012년에 비해 3.7%나 줄었지만 정부의 정책에 따라 다시 반등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콘덴싱 보일러는 고가 제품인 만큼 마진율도 높아 보일러업계에는 가뭄 속 단비가 될 전망이다. 현재 수도권에 설치된 가스 보일러는 300~400만대 수준으로 업계는 이중 콘덴싱 보일러가 10~15%인 50만대 미만에 불과한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연간 최대 수십만대의 콘덴싱 보일러 교체 수요가 추가로 나올 여지가 충분한 셈이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경동은 지난 1988년 국내에서 최초로 콘덴싱 기술을 도입한 만큼 원조 업체라는 이미지를 부각시킬 계획"이라며 "구체적인 마케팅 전략은 기획 중에 있다"고 말했다. 귀뚜라미의 한 관계자는 "이번 정책은 판매사와 소비자가 모두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것"이라며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는 더욱 콘덴싱 보일러 쪽으로 마케팅을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환경부는 최근 콘덴싱 보일러 교체 지원 사업을 위해 서울특별시·인천광역시·경기도 등 수도권 지방자치단체에 예산 신청을 하라는 공문을 보낸 상태다. 환경부는 당장 예산이 확보되는 대로 수도권 지방만을 대상으로 내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친환경 보일러 교체를 통해 초미세먼지의 원인물질인 질소산화물(NOx) 억제하기 위해서다.
콘덴싱 보일러는 에너지 소비효율이 91% 이상인 1등급 보일러로 효율이 85% 미만인 일반 보일러에 비해 질소산화물을 3배 가까이 적게 배출한다. 지난해에는 SH공사에서 관리하는 서울 관악구의 임대아파트 793세대에 시범적으로 친환경 보일러를 설치하기도 했다.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는 콘덴싱 보일러의 가격은 대략 75~85만원 수준으로 60만원 수준의 일반 보일러에 비해 20만원 가량 비싸다. 환경부와 지자체는 각 가정이 콘덴싱 보일러로 교체할 시 각각 8만원씩을 보조, 총 16만원가량을 지원할 방침이다. 앞서 경동나비엔·귀뚜라미·린나이코리아·대성쎌틱에너시스 등 4개 업체는 지난 2012년 11월 서울특별시와 친환경 보일러 확대 보급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다른 분야는 질소산화물 규제가 제도화돼 있으나 가정용 보일러 부문에는 따로 없어 국가 보조를 통해 인센티브 정책을 펼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해 임대아파트에 시범적으로 사업을 해보니 성과가 어느 정도 나왔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