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4분기 상장사의 외형과 수익성이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동반부진에 악화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두 회사를 제외한 상장사 실적은 소폭 개선돼 기업실적이 2·4분기에 저점을 지날 것이란 기대감을 키웠다.
1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사협의회에 따르면 연결재무제표를 제출한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 569개사 중 76개사를 제외한 493개사를 분석한 결과, 지난 2·4분기 매출액은 453조7,31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61조3,144억원)보다 1.64% 줄었다. 영업이익(23조48억원)과 순이익(17조9,022억원)도 각각 20.49%, 7.90% 감소했다.
상장사들이 장사를 얼마나 잘했는지를 보여주는 매출액 영업이익률과 매출액 순이익률도 소폭 하락했다.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5.07%로 전년 동기보다 0.19% 하락했고 매출액 순이익률은 3.95%로 0.02% 줄었다. 1만원짜리 상품을 팔아 507원의 영업이익을 남겼고 이 중 세금을 뺀 순이익이 395원이었다는 얘기다.
상장사의 2·4분기 실적이 부진했던 이유는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부진이 가장 컸다. 지난 2·4분기 기준 두 회사가 전체 상장사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40.24%, 16.56%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5 등 휴대폰 판매 부진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연결기준 삼성전자의 2·4분기 매출액은 52조3,53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7조4,644억원)보다 8.89% 줄었다. 영업이익도 7조1,873억원으로 전년 동기(9조5,307억원)보다 무려 24.59% 감소했다. 현대차는 원화 강세의 여파로 같은 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86%, 8.41% 줄었다.
두 회사를 제외할 경우 2·4분기 상장사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바뀌었다. 두 회사를 뺀 491개사의 2·4분기 순이익은 9조3,01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조2,154억원)보다 13.22%(1조862억원) 늘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의 감소폭도 줄었다. 매출액은 378조6,256억원, 영업이익은 13조7,302억원으로 각각 0.54%, 19.22% 줄었다. 삼성전자·현대차가 포함됐을 때보다 각각 1% 포인트 이상 감소 폭이 줄어든 것이다.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동반부진 탓에 전체 기업실적이 악화된 것처럼 일종의 착시효과가 발생했다는 얘기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상장사들의 전반적인 실적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영업이익 감소 폭이 큰 두 회사를 제외하고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건설업과 의료정밀 업종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반면 전기전자(IT)업종은 매출 감소세를 보이며 IT 독주시대를 마감하는 모습이다.
개별재무제표 기준으로 건설업은 2·4분기에 3,788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9.05% 증가했다. 의료정밀도 같은 기간 339.43%의 높은 영업이익 증가율을 보였다. 건설·의료정밀 외에도 유통업(18.81%)·비금속광물(11.40%)·운수창고(48.64%)·음식료(4.31%)·서비스(1.68%)등 5개 업종의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반면 전기전자는 영업이익이 1·4분기보다 17.08% 줄었고 철강금속(-18.42%)·기계(-15.29%)·운수장비(-53.06%) 등 8개 업종도 감소했다.
2·4분기 분석대상 기업 493개사 중 연결기준으로 60개사가 순이익이 흑자로 전환했고 60개사는 적자로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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