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심층진단] 한통-SKT 구도 재편 가속
입력2001-02-04 00:00:00
수정
2001.02.04 00:00:00
[심층진단] 한통-SKT 구도 재편 가속
■변화물결 통신서비스 산업 어디로
'쏠림 현상' 전문가들이 통신서비스 산업의 특성을 설명할 때 자주 사용하는 말이다. 통신서비스산업에서는 중장기적으로 덩치가 큰 업체나 기존 업체쪽으로 힘이 쏠리게 되면서 신생업체나 중소업체의 생존은 어렵다는 뜻이다.
이런 쏠림 현상은 전 세계적으로 동일하다. 아무리 정부당국이 정책적 배려 등을 통해 신생 업체들을 상대적으로 우대해도 그 효과는 미미하다. 이는 통신서비스 산업이 자연적인 독점 성격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통신서비스를 위해서는 대대적인 설비투자가 필요하다.
관련기사
이런 설비투자는 짧은 시일내에 가능한 것이 아니다. 오랜 기간동안 꾸준한 투자를 통해 통신서비스망이 제대로 구축될 수 있다. 통신서비스 산업의 투자회임기간이 길기 때문에 신생업체는 기존 업체에 비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어렵다.
국내 통신서비스산업도 마찬가지다. 한국통신이나 SK텔레콤이 높은 경쟁력을 발휘하는 것도 가장 먼저 통신서비스 사업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한통은 공기업으로 유선통신시장을 거의 독점하고 있다. 한통은 한통프리텔과 한통엠닷컴 등 자회사를 거느리고 무선분야에서도 SK텔레콤과 함께 자웅을 겨루고 있다. 더욱이 한통은 지난 연말 비동기식 IMT-2000 사업권을 획득한 후 '통신전문 그룹'으로의 비상을 준비중이다.
SK텔레콤도 이동통신시장에서 가장 높은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다. SK그룹은 지난 94년 23%의 지분을 인수, 구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의 경영권을 확보했다. SK텔레콤은 국내에서는 가장 먼저 이동전화사업을 시작한 탓에 최고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SK텔레콤도 한통과 함께 비동기 IMT-2000 사업권을 획득, 기존 사업영역을 더욱 강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반면 통신서비스 시장에서 후발업체들의 위상은 초라하기만하다. 데이콤, 하나로통신, 두루넷, 한통프리텔, 한통엠닷컴, LG텔레콤 등은 후발업체로서의 약점을 극복하지 못한 채 고전을 거듭하고 있다.
선발업체와 후발업체간의 명암은 재무제표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한통과 SK텔레콤은 최근 5년간 매년 수천억원의 흑자행진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만해도 이들은 각각 1조원에 육박하는 순이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반면 후발업체들의 수익성은 처참할 정도다.
조만간 통합을 앞둔 한통프리텔과 엠닷컴의 누적적자는 무려 1조원에 육박한다. LG텔레콤도 지난해까지의 누적적자가 8,000억원에 근접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밖에 하나로통신도 설립 후 지속적인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데이콤의 경영수지는 지난해 적자로 돌아섰다.
선발업체와 후발업체간의 차이는 갈수록 더욱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통신기술은 급속히 발전하고 있다. 이 같은 기술을 채용,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대규모 투자를 필요로 한다. 수익성 악화로 고전하는 후발업체들은 대규모 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어렵다.
초고속 인터넷 시장 현황을 살펴보면 통신서비스 시장에서 선발업체가 얼마나 유리한 가를 잘 알 수 있다. 지난 99년 6월 한국통신은 하나로통신에 이어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시작했다.
한통은 무려 1조원 이상의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초고속 인터넷 시장에서도 부동의 1위 자리를 확보했다.
지난 연말 현재 시장점유율이 43%에 달한다. 먼저 서비스를 시작한 하나로통신의 점유율은 28%로 한통보다 15%포인트나 뒤진다.
최근에는 SK텔레콤도 초고속 인터넷 시장에 뛰어들었다. 아직까지 기존 업체들에 큰 위협이 되지는 않으나 경계의 대상임에는 틀림없다. 높은 유동성을 갖고 있어 마음만 먹으면 기존 업체들의 영역을 크게 잠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국내 통신시장은 한국통신과 SK텔레콤의 2강 구도로 재편될 것이라는 게 지배적 전망이다. 이들만이 대대적인 투자를 감당할 만큼 우세한 자금력과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장기적으로는 후발 업체들에 대한 대대적인 인수합병(M&A)바람이 휘몰아칠 것으로 예상된다. M&A 바람에서 벗어난 업체들은 소규모의 틈새시장에 만족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6ㆍ7일로 예정된 한국통신 지분 매각에 관심이 쏠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아직까지는 입찰 참여의사를 밝히는 대기업들이 없다.
동일인 지분한도가 15%로 경영권 확보가 원천적으로 봉쇄된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민영화를 완료한 포철이 동일인 지분한도를 없앤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어차피 한통의 민영화는 오는 2002년 6월까지 마무리될 예정이다. 따라서 이번 한통지분 입찰에 참여하는 대기업은 중장기적으로 통신시장의 리더인 한통의 경영권을 장악할 수 있는 초석을 쌓을 수 있다.
정문재기자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