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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가 닷새 만에 반등에 성공하면서 과거 3년간의 박스권 장세에서 한 단계 레벨업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졌다. 특히 삼성전자(005930)와 현대차(005380) 등 대형주들의 주가가 힘을 쓰지 못하는데도 지수 하단이 높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시장 전문가들은 "중소형주들의 시가총액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시장의 허리가 탄탄해졌다"면서 "과거 특정 대형주들의 주가 등락에 따라 시장 전체가 휩쓸리던 모습에서 벗어나면서 시장의 안정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11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41%(8.27포인트) 오른 2,039.37포인트에 거래를 마쳤다. 장기 박스권 상단인 2,060포인트를 뚫고 올라간 후 전거래일까지 나흘간 50포인트가량 하락하던 조정국면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은성민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비롯한 대외변수의 영향으로 코스피지수가 일시적인 조정세를 나타냈지만 2,030포인트대가 지지선이라는 시장의 심리가 작용하고 있다"면서 "오는 14일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결정, 이후 의사록 공개 시점까지는 확인 심리가 이어지겠지만 지수가 크게 떨어지기보다 횡보하는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올해 말까지 지수 상승세에 대한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대장주 삼성전자의 성장성에 대한 우려 역시 여전히 크다. 중국 후발주자들이 무섭게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데다 당장 9월 애플이 아이폰6을 내놓을 예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스피지수가 2,100포인트를 뚫고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것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형주들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1일 현재 유가증권시장 전체 시가총액에서 대형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79.24%로 지난 2월 80% 아래로 떨어진 후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2003년 이후 대형주가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0%를 밑돈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7년 7월부터 이듬해 2월, 유럽 경제위기 여파가 이어졌던 2010년 10월뿐이다. 반면 중형주 비중은 지난해 말 11.45%에서 현재 12.39%로 높아졌고 소형주가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3.38%에서 4.02%로 커졌다.
특히 과거에는 외국인의 이탈로 시장 전체가 빠지는 가운데 대형주들의 낙폭이 컸던 반면 최근에는 지수가 상승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대형주들이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와 현대차,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대형 수출주들의 이익이 전반적으로 나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스피지수가 한 단계 올라선 것은 상대적으로 실적 안정성이 높은 중소형주들의 강세 때문"이라고 말했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2010년 이후 폭발적인 이익성장을 통해 시장을 이끌었던 삼성전자의 경우 앞으로는 실적은 물론 주가 측면에서도 과거와 같은 행보를 보이기는 힘들 것"이라며 "NAVER나 SK하이닉스 등 새로운 시가총액 상위종목이 등장하고 있는데다 중소형주들이 탄탄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시장의 안정성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1일 현재 15.31%로 지난해 말 17.04%와 비교해 1.73%포인트 줄었다. 지난해 4월 20.20%와 비교하면 25%가량 급감한 수치다. 특히 2012년 초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비중이 15%대를 기록했을 당시 주가가 120만원 아래에 머물렀던 점과 비교하면 현재 주가는 10%가량 상승했지만 시가총액 비중은 변화가 없다. 최근 1년 새 삼성전자의 시장의 영향력이 그만큼 줄어든 것으로 해석된다.
이밖에 대형주 중 현대차의 시가총액이 올해 들어 0.22%포인트 감소했고 현대모비스(012330)의 시가총액도 0.06%포인트 줄었다.
반면 내수업종의 시가총액 증가분이 수출 대형주의 빈자리를 충분히 메꾸고 있다. 금융업종의 시가총액 비중이 지난해 말 13.19%에서 현재 13.64%로 늘었고 통신업종도 2.66%에서 2.83%로 증가했다. 또 한국전력의 주가가 재평가되면서 전기가스업종의 시가총액 비중 역시 2.07%에서 3.05%로 늘었고 음식료 업종 역시 2.28%에서 2.56%로 비중이 높아졌다.
이 센터장은 "정부의 정책이 내수 살리기에 집중됐고 시장의 기대감 역시 내수에 쏠리면서 금융을 비롯한 내수 업종이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면서 "환율 흐름과 대외환경을 고려하면 대형 수출주들이 과거와 같은 성장성을 회복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유가증권시장 자체의 내수 비중이 커지는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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