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서울포럼 2012'의 '세션2'에서 '산업 한류'에 대한 주제로 토론에 나선 패널들은 기업들이 해외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이는 노력이 반드시 동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가 브랜드는 기업들의 브랜드 가치 향상과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만큼 현시점부터 민관이 힘을 합쳐 이를 전략적으로 끌어올리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경원 KAIST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는 "한국만의 이미지를 창조해야 한다는 올리비에로 토스카니 올리비에로토스카니스튜디오 대표의 의견에 깊이 동감한다"며 "상징제품ㆍ랜드마크ㆍ민족성 등에 대한 우리나라만의 정체성을 제대로 디자인해 국격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원홍 현대자동차 마케팅사업부 전무는 "한때 핀란드의 국가 브랜드였던 노키아가 최근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자 세계 언론으로부터 핀란드 자존심의 상처로 평가 받고 있다"며 "기업 브랜드가 특정 기업의 전유물인 시대를 지나 산업주도국으로서의 국가 브랜드와도 연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에서는 정부가 국가 이미지 개선에 좀 더 앞장서지 못하는 현실에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도 쏟아졌다. 이남수 하이트진로 사장은 "하이트진로의 소주는 현재 일본 시장에서 고가 정책에 힘입어 위스키와 같은 대우를 받고 있는데 국내의 각종 국제 행사에서는 건배주로 와인 등 외국 술만 채택하고 있다"며 "정부부터 국내 술은 싸구려라는 인식을 버리고 자신감을 가져야 코리아 디스카운트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일본 사케와 멕시코 데킬라 등 각국 대표 술은 정부까지 나서 투자를 하고 있다"며 "우리도 정부와 기업이 제품 세계화에 공동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도 "디자인 진흥사업이 한류의 브랜드 가치를 만드는 데 필수적인데도 우리나라는 행정안전부ㆍ지식경제부ㆍ국토해양부 등으로 업무가 분산돼 정책 일관성이 떨어지고 있다"며 "국격을 높이기 시작해야 할 시점에 지금처럼 추진력이 약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최근 한류 열풍이 점점 더 많은 산업으로 확산되는 현상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박근태 CJ중국 대표는 한류 열풍이 이미 초기 상태를 뛰어넘은 만큼 앞으로 한류 산업 분야도 빠르게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대표는 "한류는 기업의 체계적 투자와 정보기술(IT)의 발전이 뒷받침되면서 이미 몇몇 스타나 작품에 좌우되는 시기는 지났다고 본다"며 "한류는 이미 화장품ㆍ의류 등의 산업으로 이전됐고 앞으로 더 많은 산업영역으로까지 확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이문규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한류 스타 모델의 이미지가 너무 강해 기업 브랜드가 압도당하거나 제품과 모델 이미지가 어긋나는 등 한류 마케팅의 부작용도 분명 있다"며 "한류 브랜드로 해외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기업들을 거울 삼아 한류 마케팅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