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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강화·협상전문가 육성 절실

[외자유치 부진 이대로 둘것인가]대책지게차를 만드는 클라크머터리얼 핸들링아시아의 케빈 리어든 사장. 그는 한국에 진출해 현지화에 성공한 대표적인 외국 기업인으로 꼽힌다. 클라크의 아시아 본사인 한국법인은 국내 진출 이후 성장을 거듭해 현재 매출 규모가 미국 본사와 비슷한 수준에 이르렀다. 기업의 핵심인 연구개발조직도 한국으로 옮겨왔을 정도. 리어든 사장이 성공비결에 대해 많은 이들은 그의 '한국화 노력'을 꼽는다. 그는 무엇보다 한국인 직원들과 교류를 중시했고, 한국 문화를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모든 외국기업과 기업인들이 한국의 비즈니스 환경과 문화에 쉽게 동화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 몇 년간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와 기업들이 외자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섰지만 아직도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외국인투자비율은 9%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싱가포르(86%)나 중국(28%)에 비해 턱없이 낮다. 바꿔말하면 우리의 투자여건과 분위기가만 조성된다면 투자할 외국인들이 아직 많다는 얘기다. 이 대목에서 외자유치 부진을 타개할 대책에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우리의 법률이나 혜택 등 외자유치를 위한 제도는 충분히 갖춰졌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외국 자본에 대한 적대감, 생활환경 등 비경제적인 요인들이 막상 외국인 투자자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인식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기업투자 유치팀장은 "외국인이 국내에서 부동산을 사거나 기업을 사면 국민들에게는 '헐값에 다 팔면 뭐가 남느냐'는 인식이 남아있다"고 말한다. 그는 "기업 매각의 이면에 숨어있는 유동성문제, 고용문제 등을 모두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자크 베사드 EU상의 회장은 "이미 진출해 있는 기업들이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기업인들이 체류하는데 불편함이 없는 생활 터전의 개선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외국인들이 한국에 대해 과도하게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것도 투자 급감의 원인으로 꼽혔다. 외국인투자옴부즈만센터의 이명구 차장은 "외국인들은 한국에 대해 민족주의 색채가 강하고 경직됐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며 "투자 인ㆍ허가를 신속하게 처리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한 홍보활동도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외국 기업인 가운데 국내 진출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경우가 많다. 네덜란드계 제약ㆍ화학 분야 다국적기업인 악조우 노벨(AKZO NOVEL)사는 내수시장 잠재력이 크고 시장이 역동적이며 투자 인프라와 교육 수준이 높다는 점을 들어 한국 시장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가능성이 큰 시장이라는 뜻이다. 외국인 투자를 보다 많이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외국 기업들과 능수능란하게 협상을 펼 수 있는 전문가도 필요하다. 대우자동차 매각 과정에 참여했던 한 관계자는 "부실기업을 매각하는 경우 정부가 시한을 정해놓고 협상을 서두르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미숙함의 대표적인 예"라며 "왜 팔려는 물건의 안 좋은 점을 부각시키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매각하려는 기업이 갖고 있는 장단점부터 정확히 파악해야 협상에서 유리한 입장에 설 수 있다"고 조언했다. 조영주기자 최원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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