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이 창립 55주년을 맞아 신소재를 개발, 첨단소재 전문기업으로 성장한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황백(사진) 제일모직 사장은 15일 창립 55주년에 앞서 지난 11일 의왕 연구개발(R&D)센터에서 임직원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 기념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황 사장은 "산업 재편기를 맞아 제일모직이 글로벌 삼성의 밑거름이 된 지난 55년의 전통을 바탕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환에 나설 때"라며 '첨단소재와 감성의 크리에이터(Creator)'를 미래비전으로, '성장ㆍ감성ㆍ상생'을 3대 공유 가치로 제시했다. 그는 "100년 이상을 사는 대나무는 오래돼도 두꺼워지지 않고 각 마디를 통해 늘 새로운 성장을 지향한다"며 "제일모직만의 고유한 기술로 이전까지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신소재를 개발해 첨단소재 전문기업으로 성장하자"고 밝혔다. 또 황 사장은 유연한 감성과 창의적인 기업문화의 가치를 피력하며 "늘 하던 방식에서 벗어난 창의적인 시도로 감성 디자인과 소재기술 개발의 상상력을 뒷받침해야 한다"며 "100년이 지나도 젊은 기업으로 남을 제일모직의 꿈을 모든 임직원의 마음속에 그려넣자"고 말했다. 1954년 전쟁 후 불모지에서 삼성의 모태기업으로 출발한 제일모직은 양복지에서 LCD 핵심소재까지 국내 산업발전 패러다임 전환과 함께해왔다. 섬유사업으로 한국 경제사에 본격적인 산업시대를 여는 분기점이 됐고 1980년대 패션사업으로 국민 의생활 향상에 기여하며 패션 브랜드 시대를 열었다. 특히 1990년대 진출한 케미컬 합성수지사업은 당시 국가전략사업이었던 석유화학산업 발전의 한 축을 담당했다. 2000년대 이후 추진한 전자재료사업은 최근 세계 시장점유율 1ㆍ2위를 다투는 휴대폰, LCD TV와 반도체 등 핵심소재의 씨앗이 돼 디지털 강국의 위상에 일조하고 있다. 황 사장은 "2000년 전체 매출액의 2%에 불과하던 전자재료 사업의 비중이 지난해에는 21.9%까지 급증하면서 제일모직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주목 받고 있다"며 "이러한 추세라면 글로벌 일류기업 구현이 머지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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