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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매각에 '복병' 가능성
입력2006-03-15 18:12:49
수정
2006.03.15 18:12:49
국내 투자자 "대우건설 지분 달라" 소송<br>캠코 "신주인수권 행사 국내법상 소멸시효 끝나" 불구<br>정체도 모르는 해외채권단서 우발채무 들고 나올수도
‘과거 ㈜대우의 해외 채권단이 대우건설 매각의 복병이 되는 것일까.’
해외 채권을 정리하지 않고는 대우그룹 워크아웃이 진행될 수 없다는 판단 아래 지난 2000년 대우계열 구조조정추진협의회는 뉴욕 워런트 협상에서 채권 원금의 40%를 현금으로 지급하는 대신 대우 워크아웃 프로그램에 따라 일정한 조건으로 포기한 채권을 다시 주식으로 사갈 수 있는 옵션을 주었다. 즉 청산 부문, 인터내셔널, 건설 등 3개사로 나눠 새롭게 상장되는 대우 신설법인의 주식이 발행되면 이 주식의 일정 부분을 예탁시켜주기로 한 것.
이에 따라 대우계열사들의 출자전환이 이뤄진 2000~2001년 신주인수권을 발행했으며 지난해 행사기간이 끝났다. 당시 해외 채권단들은 대우계열사 주식가치가 상승하면서 총 워런트의 95%가량을 행사했다.
이번에 소송이 제기된 것은 2001년 이후에 이뤄진 추가 출자전환에 대한 양측간 해석이 다르기 때문이다. 엔데버 측은 당시 합의사항 중 하나가 채권으로 출자전환을 할 경우 주식의 4~8%에 해당하는 워런트를 주기로 합의하지 않았느냐며 추가 주식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자산관리공사(캠코)는 엔데버가 추가 발행을 요청한 2001년 이후는 개별 금융기관들이 출자전환한 부분이므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캠코의 한 관계자는 “소송에서 가려지겠지만 내부적으로 검토해본 결과 대우건설은 해당되지 않는다”며 “행사기간이 모두 끝났기 때문에 당초에 주어진 권리도 효력이 상실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주식인수권에 대한 시각차가 생긴 것은 당시 캠코가 관련법상 해외 금융기관에서 직접 해외채권을 살 수 없어 남산구조조정SPC를 통해 해외 채권을 매입하고 이를 다시 사들이는 형식을 취했기 때문이다. 남산구조조정은 2001년 이후에는 주식예탁의무가 없다고 판단, 이를 통지하지 않았다. 캠코는 설사 법원에서 권리가 유효하다고 판결하더라도 해당 주식 수가 미미해 대우건설 매각에 별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이번 주식인수권 소송 외에 대우건설의 우발채무 문제가 더 불거질 수 있다는 데 있다. 대우건설 매각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덩달아 몸값도 오르고 있어 정체도 모르는 해외 채권단들이 과도한 보장이나 손해배상을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엔데버 측이 양도받은 곳도 우리에게 생소한 캐나다의 한 금융회사(export development corporation)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캠코가 이번 소송에서 질 경우 다른 해외 채권단들의 추가 소송이 잇따를 수 있어 대우건설 매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캠코 관계자는 “법률 자문사 검토 결과 국내법상 소멸시효가 끝났기 때문에 대우건설을 상대로 대우 관련 보유채권의 실질적인 청구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내법으로는 소멸시효가 끝났다고 하더라도 해외 투자가들이 각 법인별 현지법에 근거해 해외 우발채무에 대해 과도한 보장이나 손해배상을 요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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