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년 90%서 2010년 36% 30~40대 하락세 뚜렷
60세 이상 10명중 7명 자녀와 따로 살기 원해
독거노인 34.3%로 늘어 상당수 극빈층으로 전락
대학진학률도 내리막길 2005년 82%서 작년 72%
자녀 10명 중 6명가량은 고령 부모 모시기를 꺼리고 있고, 고령 부모는 자식들에게 짐이 되기 싫어서인지 10명당 7명은 따로 살겠다고 하고 있다. 이렇게 자식과 떨어져 사는 노인들 중 상당수는 극빈층으로 전락해 그야말로 '죽지 못해 사는 삶'으로 빠져들고 있다.
숨가쁜 고령화와 빠듯한 가계 살림 속에 그려지는 오늘날 대한민국 가정의 현주소다.
18일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의 사회동향 2011'보고서에 따르면 "자녀와 함께 살고 싶다"고 설문에 답한 60세 이상 노인들의 비중이 지난 2002년 53.0%에서 2011년 열명 중 세명꼴인 29%로 급감했다.
아울러 15세 이상 조사대상자 중 "자녀가 부모를 봉양해야 한다"고 답한 비중도 1998년 89.9%였던 것이 2010년에는 36.0%로 크게 떨어졌다. 특히 경제적으로 자녀 교육부담과 부모 봉양의 이중 부담이 상대적으로 높은 30대와 40대 연령대에서 이 같은 추세가 두드러졌다. 1998년에는 부모를 봉양해야 한다고 답한 응답 비중이 전연령대에서 모두 90% 안팎을 기록했지만 2010년에는 30대의 32.4%, 40대의 34.6%만이 부모 봉양을 지지해 전연령대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에 비해 15~19세는 42.0%로 가장 부모 봉양 지지 응답비율이 높았으며 20대와 50대는 모두 37%선에서 부모 봉양 지지론이 나왔다.
이 때문인지 나홀로 독거노인은 나날이 늘고 있다. 1990년에는 홀로 사는 65세 이상 가구주가 전체 65세 이상 가구주의 20.0%였는데 2010년에는 34.3%로 증가한 것이다.
은퇴 후의 인생을 자녀에게 의지하기 힘들게 되면서 이에 대비하려는 움직임도 가파르게 늘고 있다. 노후준비를 하고 있다고 답한 응답 비율이 1998년에는 32.9%에 불과했으나 2011년에는 두 배 가까이 증가한 65.7%를 기록했다. 성별로 보면 남성의 노후준비율이 지난해 73.2%를 기록해 여성(58.5%)을 크게 앞선 것으로 분석됐다.
저축 동향에서도 이 같은 추세는 드러났다. 노후생활에 대비하기 위해 저축을 한다고 답한 가구의 비중이 2005년 13.1%에서 2008년 19.1%로 증가한 것은 그 단적인 사례다. 이에 비해 자녀 교육을 위해 저축을 한다고 답한 응답 비율은 같은 기간 11.8%에서 11.6%로 소폭의 변화를 보였을 뿐 큰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이 같은 노후준비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현실의 삶은 참담하다. 2010년을 기준으로 65세 이상 노인이 가구주인 가정은 전체 빈곤층의 45.6%에 달했다. 1인 가구도 전체 빈곤층의 41.7%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식 봉양을 받지 못하는 독거노인의 삶은 빈곤의 나락으로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전체 가구의 평균 소득을 100으로 전제할 경우 65세 이상 노인의 평균 소득수준은 38.4에 불과하다는 분석도 덧붙여졌다.
한편 우리 사회의 달라진 풍경은 교육 부문에서도 펼쳐졌다. 전문대 이상의 학력을 얻으려는 인구가 정점을 찍고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고등교육기관 진학생 수를 고교 졸업생 수로 나눈 '고등교육기관 진학률'을 보면 1985년 36.4%에서 2005년 82.1%까지 치솟았다가 이후 하락해 2010년 79.0%, 2011년 72.5%를 기록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고등교육 취학인구가 사실상 포화상태에 이르러 추세적으로 하락세를 타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학을 진학하지 않는 특성화고등학교가 활성화되고 대학들의 수가 (구조조정 등의 여파로) 감소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여성의 고등교육기관 취업률은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적었고 절대 수치로는 남성을 앞지르기 시작했다. 2005년 까지는 남성 진학률(83.3%)이 여성(80.8%)보다 높았으나 2010년에는 남성이 77.6%, 여성 80.5%로 역전됐으며 2011년에도 이 같은 역전 추세는 이어졌다.
이 같은 여성의 고학력화에 힘입어 전체 취업여성 중 전문ㆍ관리직 비율은 1990년 7.7%에서 2010년 21.0%로 증가했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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