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사진) 산은금융지주 회장이 2012년에는 또 어떤 새로운 실험을 할까. 금융계는 강 회장이 지난 2011년에 이어 올해 내놓을 여러 전략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인수합병(M&A)과 관련해 강 회장이 "우리금융지주가 매물로 나온 상황이 아니라 언급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면서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혀 시장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가 이미 머릿속에 다양한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HSBC 서울지점 인수는 몸풀기 수준이다. 우리금융지주 인수가 무산되자 HSBC 지점 10개를 인수하기 위한 물밑작업을 벌여왔고 인수도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이다.
민영화를 앞두고 강 회장이 지난해 수신기반 확장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 국내 은행 가운데는 가장 처음으로 다이렉트뱅킹을 도입해 신선한 충격을 줬다. 보통예금임에도 금리를 연 3.5%나 책정해 바람을 일으켰다.
스포츠 마케팅 등에 특화해 수신액도 눈에 띄게 키웠다. 세계적인 골프선수 박세리를 공식 후원하고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대구 육상선수권 대회 등에 초점을 맞춘 금융상품도 내 놓으면서 수신액 실적은 빠른 속도로 급증했다. 당초 지난해 초 산업은행이 설정한 수신액 목표치는 3조5,000억원이었지만 이를 상반기에 달성했고 수정한 목표치 4조5,000억원도 훨씬 추월해 5조원을 넘어섰다. 강 회장의 다양한 실험이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부족한 지점 수를 보완하기 위해 우체국의 금융망을 이용할 수 있는 대안도 내놓았다. 산업은행 카드로 전국의 우체국을 산업은행처럼 사용할 수 있게 된 것.
금융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강 회장이 올해는 어떤 카드로 금융시장의 바람을 일으킬지 주목할 수밖에 없다"면서 "시중은행으로서는 강 회장의 행보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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