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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 인사이드] 대한전선, 일본 스미토모와 전방위 제휴

해저케이블 기술 확보로 신사업 진출 탄력<br>구리선 등 저수익 구조 벗고 새로운 성장동력 날개 달아<br>재무구조 개선에도 기여할 듯



최근 유상증자를 사실상 성공하며 한숨 돌린 대한전선이 일본 최대 전선업체인 스미토모전공과의 제휴를 통해 기술 개발과 글로벌 시장 공략에 역량을 집중한다. 업계에서는 양사의 제휴로 대한전선은 해저케이블과 특수케이블 등 최근 떠오르고 있는 신사업 분야에 대한 기술 확보는 물론 해외에서 공동 입찰 등 스미토모와의 공동전선 구축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양해각서(MOU)가 대한전선에는 최근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성공에 이은 또 다른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스미토모와의 제휴를 통해 해저케이블과 초전도 케이블 등 신규 사업에 진입할 수 있는 기술 확보가 가능해 사업 구조를 새롭게 재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해저케이블이나 초전도 케이블 등과 같은 특수케이블에 대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스미토모가 대한전선에 기술 협력 등의 방법을 통해 기술 이전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대한전선의 사업 구조는 일반 구리선과 초고압 케이블 등 저수익 사업에 집중돼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해 대한전선의 매출비중을 보면 전력과 통신 등에 사용되는 구리선이 42.0%, 초고압 케이블은 17.6%나 된다. 전체 매출의 약 60%가 저수익성 사업에 집중되고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번 제휴로 대한전선이 해저케이블 등에 대한 기술을 확보할 경우 기존의 구리선과 초고압선 위주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전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한전선의 취약점은 최근 새로운 업계의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는 해저 또는 초전도 케이블과 같은 특수케이블 분야에 대한 기술력이 떨어진다는 점"이라며 "스미토모가 이 분야에서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기술 협력에 가장 무게가 주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양사 간 협력은 해외 수주에서도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스미토모는 현재 글로벌 전선업계에서 톱5 안에 드는 업체다. 10위권 밖에 위치한 대한전선이 스미토모와 함께 해외에서 공동입찰에 나설 경우 수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특히 대한전선이 남아프리카와 중동 등 틈새 시장에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스미토모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대한전선의 경우 중동과 같은 일부 지역의 광케이블 시장 등에서 활발한 수주활동을 벌이고 있는 중"이라며 "스미토모의 입장에서도 대한전선의 이러한 특수성이 시장을 확대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MOU 체결은 대한전선의 재무구조 개선에도 어느 정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게 증권업계의 시각이다. 한 증권사의 법인영업 관계자는 "사업 전반에 걸친 MOU가 체결됐다면 스미토모가 전략적 파트너로서의 가치를 그만큼 높게 샀다는 의미"라며 "경우에 따라서는 대한전선에 대해 추가 투자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대한전선은 이와는 별도로 부동산 매각 등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비록 이달 11일 주주를 대상으로 3,476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할 경우 9월 말 현재 690%에 달하는 부채비율이 300% 초반대로 떨어질 수 있지만 재무 안정성은 여전히 떨어진다는 판단 때문이다. 최근 한국신용평가가 대한전선의 신용등급 전망을 BB+ '안정적'으로 상향하면서도 "부동산 사업과 관련해 우발채무를 부담하고 있으며 대한시스템즈의 매출 채권 등 건설 관련 익스포저(위험노출액)를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로 잠재적 재무부담 확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을 내놓은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이에 따라 대한전선은 적어도 2년간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작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재 보유하고 있는 남부터미널 부지와 건물, 안양공장 부지 등에 대한 매각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대한전선의 한 관계자는 "남부터미널의 부동산과 건물의 경우 현재 매입 의사를 밝힌 곳이 여의치 않다면 제3자 매각이라도 진행할 계획"이라며 "7만7,000평 규모의 안양공장 부지도 전체 매각 또는 분할 매각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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