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모바일 시장에서 애플의 영향력이 급속히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서비스하는 구글이 약진하고 있다.
23일 시장조사기관인 메트릭스에 따르면 국내 모바일 OS 시장에서 애플 iOS의 점유율이 역대 최저인 9.3%로 나타났다. iOS의 점유율이 한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국내에 아이폰이 도입된 지난 2009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반면 구글 안드로이드 OS는 1년여 만에 10%포인트 상승한 89.7%로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 국내에서 사용되는 스마트폰 10대 중 9대가 안드로이드폰인 셈.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폰과 블랙베리의 블랙베리OS의 경우 0%대의 점유율로 맥을 못추고 있다.
메트릭스 측은 이 같은 현상의 원인으로 삼성전자의 갤럭시S3와 갤럭시노트와 같은 안드로이드 폰의 선전 및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4S의 부진을 꼽고 있다. 현재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 수가 3,000만 명을 돌파한 가운데 국내 아이폰 가입자는 330만 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다음달 국내 시장 출시를 앞두고 있는 아이폰5가 변수가 되겠지만 2년전 아이폰4 출시 때와 같은 영향력은 보이기 힘들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2나 LG전자의 옵티머스G와 같은 최신 안드로이드폰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쉽지 않은 탓이다. 새로운 운영체제인 iOS6 출시 이후 문제가 되고 있는 갖가지 버그나 아이폰5의 '흠집 게이트' 또한 넘어야 할 숙제다.
이러한 안드로이드의 강세와 iOS의 쇠락 현상은 세계 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스탯카운터의 조사 결과 전세계 모바일 OS 시장은 안드로이드가 29.3%로 1위를 기록 중이며 iOS(23.6%)와 노키아의 시리즈40(15.1%) 및 심비안(12.2%)이 뒤를 잇고 있다. 특히 안드로이드는 지난 1년간 세계시장 점유율을 9%p 가량 끌어올리며 성장세를 지속하는 반면 iOS는 20% 초반 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미국과 영국에서는 iOS 점유율이 각각 50.4%와 43.6%로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정체돼 있어 안드로이드의 추격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허진호 전 한국인터넷기업협회장은 "IT 시장 주도권을 쥐었던 애플이 개방성을 앞세운 마이크로소프트에 1등 자리를 내주었던 30여년 전의 역사가 또다시 반복되고 있는 듯 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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