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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으로 만난 동·서양 설치미술

인터넷의 발달을 실감할 수 있는 미술전시가 열린다. 같은 작가의 설치미술이 독일과 한국에서 같은 시간에 전시되고 그것을 인터넷 웹상에 묶어 보여주고, 동시에 인터넷망을 통해 상호 전송되는 정보에 의해 수족관 안의 잠수함이 가라앉고 뜨는 등의 움직임을 보여주는 이색전이 한창 열리는 것이다. 서울 창동 미술스튜디오 부설전시장에서 11월9일까지 열리는 안드레아스 쾨프닉 (Andreas Koepnick)의`U-Boot Project(잠수함 프로젝트)`전이 그것이다. 쾨프닉은 독일에서 주목받는 미디어 작가이며 뮌스터 쿤스트 아카데미 영상미디어 교수다. 이 잠수함 프로젝트는 그의 한국인 제자인 백기형작가가 한국인 큐레이터로 나서 진행된 것으로 독일의 쾰른 아트페어(Art Cologne, 26일 개막)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깊은 물속을 고요하게 이동하고 있는 잠수함의 비밀스러운 움직임을 좇는 내용으로 구성된다. 180?5?0cm의 수족관안에 90cm의 모형잠수함이 하나는 쾰른에, 하나는 서울에 설치되어 한국과 독일의 관람객은 7천Km나 떨어진 장소의 수족관에서 서로 인터넷으로 연결되고 동조돼 가라앉고 뜨는 잠수함의 움직임을 관찰하게 된다. 두 수족관의 표면에는 동양을 상징하는 `만다라`와 서양을 상징하는 `멜랑콜리아 (알브레흐트 뒤러의 작품, 1471-1528)`가 영사되며, 잠수함 안에 있는 비디오 카메라는 수족관 안에서 내다본 상황을 기록해 실시간으로 전송하여 동영상을 보여줌으로써 잠수함 속에서 바다 밖을 내다보는 동서양의 또 다른 가상현실 공간을 구현하게 된다. 쾨프닉은 지금까지 과학기술을 통해 예술이 어떻게 사회와 서로 소통하고 사회의 여러 가지 현상들에 탄력적으로 반응할 수 있는 지에 대해 연구해왔다. 그는 13살이 되던 해부터 동양사상에 대해 관심을 갖게됐는데 이러한 태도가 후에 문명과 과학의 허상에 대한 문화 비판적 시각을 싹트게 한 것으로 보인다. (02)2188-6000 <김희원 기자 heew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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