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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는 OLED로 스마트폰 시장 휘어잡는다

"미래 먹거리 놓칠라" 결단 협력사 투자 요청도 한 몫

획기적 디자인 변화 가능 정체된 시장 돌파구 기대


삼성디스플레이가 연내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용 신공장인 'A3 라인'을 본격 가동하기로 한 것은 미래 먹거리로 각광 받는 플렉시블 OLED 시장을 빼앗길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애플이 오는 9월 플렉시블 OLED를 탑재한 웨어러블기기인 '아이 워치'를 출시하고 경쟁사인 LG디스플레이도 하반기에 8세대 OLED 생산라인을 가동하기로 하는 등 대외 환경이 신규 투자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도 투자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김동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하이엔드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고 있지만 시장 포화 탓에 속도가 더딘 상황"이라며 "이에 대한 돌파구를 마련하는 차원에서 '플렉서블 OLED'를 통한 스마트폰 디자인의 획기적인 변화를 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A3 라인 신규 투자를 통한 새로운 스마트폰을 선보일 것이라는 예측이다.

삼성전자는 이르면 내년 1·4분기 내에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 S6'와 '갤럭시 노트5' 등을 잇따라 출시할 예정이다. 따라서 이들 제품에 플렉서블 OLED를 대거 채용하기 위해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올해 안에 A3 라인 가동을 시작해 패널을 미리 확보해놓을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박동건 삼성디스플레이 사장도 지난 2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올해 안에 A3 라인의 신규투자를 진행할 계획이고 가급적 상반기 투자도 가능하도록 노력해보겠다"고 말해 연내 투자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협력사들의 빗발치는 요청도 투자 결정에 한몫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협력사들은 "A3 라인에 대한 투자를 더 미루게 되면 협력사들의 경영난이 더욱 가중될 것"이라며 조속한 투자 집행을 촉구해왔다. 특히 일부 협력사의 경우 "투자가 계속 지체된다면 중국을 포함한 해외업체에 장비를 공급할 수밖에 없다"면서 강한 불만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이달 중 협력업체들을 대상으로 장비 발주를 시작하면 통상 장비 반입에서 설치, 가동까지 최소 6개월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A3 라인의 가동 시점은 이르면 오는 10~11월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후 시험 가동을 통해 수율을 높인 뒤 내년 1~2월쯤 본격 양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스마트 워치' '스마트 밴드' 등 웨어러블기기와 휘어지는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스마트폰에 들어갈 플렉서블 OLED 패널이 주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생산능력은 1개 라인당 월 1만5,000~2만장으로 추정되며 이를 연간으로 환산하면 5~6인치 스마트폰 2,000만대에 해당하는 규모다. 삼성전자가 플렉시블 OLED를 채택한 스마트폰의 비중을 얼마나 높이느냐에 따라 생산물량은 유동적이다. 아울러 전세계 OLED TV 시장의 성장 속도에 맞춰 A3 라인에서는 조만간 TV용 대형 OLED 패널 생산도 함께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삼성디스플레이가 A3 라인에 대한 본격적인 투자에 나서면서 올 하반기 신규 OLED 생산시설인 'M2 라인' 가동을 앞둔 LG디스플레이와의 기술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수년간 디스플레이 설비 투자가 이뤄지지 않아 수주난을 겪어온 장비업체들에 삼성디스플레이의 A3 라인 장비 발주는 '가뭄에 단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양재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OLED가 기존 LCD와 차별화하기 위해선 결국 휘고 구부릴 수 있는 '플렉시블' 위주로 투자를 진행해야 한다"며 "LG디스플레이에 이어 삼성디스플레이까지 OLED 생산라인에 대한 신규 투자에 나선다면 한국 디스플레이업체들이 세계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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