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최근 금융계에 쏟아지는 비난을 정면 돌파하기로 했다. 금융 당국 입장에서는 뼈아픈 지적이었지만 뒤늦게라도 사태에 대해 책임지고 중심을 잡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25일 긴급 간부회의에서 "이번 감사 결과를 보면서 우리 금융산업 일각에 아직도 구태의연한 행태가 나타나고 있는 데 실망했다"며 "금융감독 당국으로서 책임 있는 사후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CD금리 담합의혹 제기, 감사원의 금융권역별 감독실태와 관련해 당부한 내용을 각별히 유념해 업무에 임해달라"는 말로 간부들을 바짝 긴장하게 했다.
그는 CD금리를 대체할 단기지표금리 마련을 서두르라고 주문하는 한편 감사원 지적 사항에 대해 신속한 조치를 당부했다. 최근 특정 은행점포에서 일어난 대출서류 서명조작에 대해선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금융회사와 금융감독에 대한 씻을 수 없는 손상을 주는 것이고 금융시장과 산업이 설 자리를 잃게 될 수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금융감독원으로 하여금 최정예 인력을 투입해 감사원 관련사항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불법과 비리를 엄단하도록 조치했다. 또 감사원 지적사항에 대해 철저히 원인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문책하고 빠른 시간 내 개선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특히 금리 등 논란이 있을 수 있는 지적사항에 대해서는 전문가와 충분한 논의를 거칠 것을 당부했다. '고무줄 가산금리'와 관련해 김 위원장은 "가산금리 조정을 통해 은행들이 얻은 것으로 지적된 이익에 대해서도 전문가들과 면밀하게 분석ㆍ검증하라"며 "금리에 대한 현행 공시제도를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정비해달라"고 강조했다.
그는 "금융시장의 가격과 금융산업의 자율성은 금융회사 스스로 지켜나가야 할 핵심적 가치"라며 "금융회사, 금융감독 당국, 금융정책 당국 중 하나만 문제가 생겨도 국민의 신뢰를 잃게 되는 치명적 상황이 오기 때문에 경계심을 가지고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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