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높은 성과를 내며 휴대폰 사업의 부진 속에서도 삼성전자 실적을 방어한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는 예년보다 승진규모를 확대했다. 삼성전자 전체 승진 규모는 지난해 227명에서 올해 165명으로 줄었지만 메모리 사업부 승진은 20명에서 22명으로 늘었다.
삼성측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신경영 출범 초기(1992~1994년) 대졸 공채로 입사한 여성 인력들의 본격적인 임원 시대가 열렸다고 전했다. 삼성전자 프린터 사업 상품전략을 담당해 온 하혜승 상무가 전무로 승진하고 시스템 반도체 분야서 저전력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개발을 주도한 류수정 부장은 상무로 1년 발탁 승진했다. 특히 삼성전자 중국 법인 소속 장단단 부총경리는 이번에 상무로 승진하며 해외 현지인력 중 최초로 여성 본사임원으로 선임되는 기록을 세웠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해외법인 우수 인력의 본사임원 승진을 지속 유지하여 현지인들에게 미래 성장 비전을 제시하고 국적과 인종에 관계없이 책임인재를 중용하는 삼성의 ‘인재제일’ 경영철학을 지속 실현했다”고 했다.
한편 외국인 임원 승진 규모는 사상 최대(12명)를 기록했던 지난해보다 소폭 감소한 9명이었다. 주요 승진 인사는 부사장에 선임된 데이빗 스틸 전무로 그는 북미 법인에서 삼성 브랜드 위상 강화에 기여한 공로가 인정됐다. 재작년 팀 백스터(미국) 부사장, 지난해 왕통(중국) 부사장에 이은 세번째 해외 출신 본사 부사장이다. 삼성전자 실리콘밸리의 프라나브 미스트리 부장은 이번에 33세 나이로 상무에 발탁되면서 파격인사의 주인공이 됐다. 그는 갤럭시 기어 혁신모델과 360도로 돌아가는 3차원 촬영 카메라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또 실적부진으로 인해 전체적인 임원 승진 규모는 줄었지만 56명의 발탁 인사를 실시하며 ‘젊은 피’ 수혈에 주력했다고 강조했다. 세계 최초 3차원(3D) 낸드플래시 개발을 주도한 삼성전자 신유균 상무가 승진연한에 2년 앞서 전무로 발탁되는 등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계열사들에서 발탁 인사가 실시됐다. 승진자 중 경력 입사자 비율은 예년 수준인 33.4%(118명)를 유지했다. 삼성그룹은 다음주쯤 각 사별로 조직 개편과 직원들에 대한 보직 인사를 확정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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