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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81년 4월 무주택서민의 내 집 마련을 지원하기 위해 조성이 시작된 국민주택기금. 30여년 전 2,500억원 수준이었던 자산 규모는 현재 100조원까지 불어났고 대출성 자금을 제외한 여유자금만 19조원에 달한다.
올 들어 정부가 1%대 저금리에 주택 가격의 최대 70%를 빌려주는 '공유형 모기지' 본사업을 실시하고 통합 모기지인 '디딤돌대출'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주택시장에서 기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 정부는 막대한 부채난에 허덕이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을 대신해 안정적인 임대주택을 공급하기 위한 리츠(REITs) 사업을 벌이고 있고 기금의 역할을 도시재생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어서 앞으로도 기금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국민주택기금의 외형 확대와 운용 방식이 한계에 이르렀다는 게 게 업계 안팎의 지적이다.
김현아 건설산업연구원 건설경제실장은 "국민주택기금은 국민주택채권과 청약저축 등 주택경기 활성화와 고성장 기조가 뒷받침돼야만 안정적인 조성이 가능한 구조"라며 "다양한 조성원을 발굴해야 지속적인 서민 주거안정 사업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약통장 외 다른 재원조달 창구 마련해야=정부는 무주택 기간이나 청약통장 가입 기간이 길수록 주택 당첨 확률을 높이는 '주택청약가점제' 방식을 손질하는 방안을 강구 중이다. 유주택자들의 시장 참여를 통해 침체된 시장을 정상화하겠다는 취지다. 실효성이 떨어진 청약 예·부금과 저축을 만능통장인 '주택청약종합저축'으로 통합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정부의 이 같은 청약규제 완화조치가 장기적으로 국민주택기금의 재원 확보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높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민주택기금 규모는 52조6,803억원. 이 가운데 청약통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의 3분의1에 달한다. 1~2년의 유예기간을 두고 청약통장을 통폐합할 것이 유력한 만큼 통장 가입 기간이 길었던 이들에게 돌아갈 혜택을 줄이면 가입자 이탈로 국민주택기금의 재원 부담은 커질 수 있다.
3월 국회 입법조사처도 보고서를 통해 "국민주택채권, 청약저축, 복권기금 전입금 등의 국민주택기금 재원은 대부분 상환이 예정돼 있고 경기변화에 따라 자금 유입 규모가 영향을 받기 때문에 안정적인 관리가 곤란하다"며 "기금의 속성상 장기에 걸친 주택구입자금 대출로 활용되기에는 부적절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국토교통부도 이 같은 지적에 대해 공감은 하고 있다. 올 초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경기에 민감한 청약저축 등 기존 재원 외에 저리의 안정적인 재원을 발굴하고 '보조' 수요 증가에 대응해 비(非)부채성 재원을 검토하겠다고 했지만 아직 이렇다 할 답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주택경기가 하락한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지금과 같이 청약통장 금리를 시중금리보다 조금만 높게 지원해도 청약자들의 이탈을 막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민간 참여 유도해 서민 주거안정 도모=여유자금이 19조원에 달할 만큼 국민주택기금의 덩치는 커져 있다. 이 때문에 도시재생과 노후주택 리모델링 등 공공·분양주택 건설 외에도 국민주택기금의 손길을 바라는 사업영역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로 정부는 올해 안에 국민주택기금을 주택도시기금으로 개편해 도시재생의 사업별로 출·융자, 투융자(메자닌), 채무보증 등의 역할을 수행할 방침이다. 공공성이 높고 낙후된 지역의 재생효과가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도시재생 사업에 기금을 투입하겠다는 복안이다.
현재 하남미사지구와 화성 동탄2신도시 등 시범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10년 공공임대 리츠도 기금이 마중물 역할을 하는 수행하는 것은 동일하다.
정부는 공공택지 내 60㎡ 이하는 조성원가의 60%, 60~85㎡는 조성원가의 85% 수준의 택지공급으로 건설원가가 주변 시세보다 최소 15% 낮도록 구조화해 주택 가격이 연 1.5%만 상승해도 민간이 최소 5~6%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사업성이 부족한 경우에는 LH로부터 토지비 할인 매입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관건은 민간 참여의 활성화를 위한 수익률 확보다. 수익률이 높으면 당연히 민간 참여가 늘 수밖에 없고 기금의 역할도 직접지원에서 마중물이라는 최소 역할로 줄어들게 된다. 그만큼 기금의 직접투입 부담은 줄어들 수 있는 셈이다.
민간연구기관의 한 연구원은 "양도차익에 대한 과세를 이연해주고 사업 토지의 재산세를 감면해주는 증 세금 부담을 완화해주면 민간들의 활발한 참여를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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