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차별지원으로 내국인투자 유출"

외국인에게만 차별적으로 적용되는 지원제도는내국인 자본을 해외로 유출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안종석 한국조세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일 은행회관 2층 국제회의실에서 열린한.중 국제조세 심포지엄에서 "외국인에게만 차별적으로 지원되는 투자지원제도는내국인투자를 외국인 투자로 대체하는 대신 내국인 자본을 해외로 유출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면서 "이로 인해 실제 국내 투자증대 효과는 외국인 투자증대 효과보다 작아지게 된다"고 말했다.

안 연구위원은 `한국의 외국인투자 조세지원제도의 문제점과 개편방안'이라는주제발표문에서 "동일한 기능을 수행하거나 동일한 규모의 투자를 하는 내국인과 외국인을 차별하는 제도의 타당성은 논리적으로 입증하기 힘들다"면서 "외국자본이 무조건 긍정적인 외부효과를 가져온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안 연구위원은 이어 "현행 지원제도 중 고도기술수반사업에 대한 지원은 내국인에 대해 확대 적용할 경우 내국인의 기술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다른 국가에서도 외국인에게만 특별한 조세지원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설령 있다하더라도 차별을 철폐해가는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안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외국인투자 지원제도는 또 일정기간 세부담을 면제해 주는 형식이기 때문에 이동성이 큰 단순노동집약적 산업에 유리하며 오히려 중점지원대상인 연구개발 집약적 산업에는 불리하다는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안 연구위원은 또 "제도도 복잡해 `...지역(구역)에 대한 지원'이라고 이름붙은지원제도만 해도 5가지나 있으며 지원대상과 기간이 제도마다 다르게 설정돼 복잡하고 혼란스럽다"고 덧붙였다.

그는 "외국인투자를 유치하는데 가장 좋은 방법은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장기적으로 내.외국인, 업종, 규모를 막론하고 전반적으로투자에 대한 세부담을 축소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외국인에게만 특별히 지원되는 투자지원제도는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특정부문의 투자가 필요하다면 내.외국인을 구분하지 않고 투자, 연구개발,고용 등 특정행위에 대한 세액공제 등 지원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중국이전가격세제의 발전 및 집행현황과 한국기업의 위험관리방안'에 관해 주제발표에 나선 스펜서 청 PwC상하이 파트너는 "중국 과세당국은 중국내많은 외자기업들이 이전가격을 통해 중국의 조세부담을 회피하고 있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이전가격 관리를 강화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에 투자하고 있는 대다수의 한국기업은 아직 중국 과세당국의 동향을제대로 인식하지 못해 능동적인 준비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면서 "한국기업은 시급히 중국 과세당국의 이전가격조사에 대한 대응방안을 수립해 중국 과세관청의 이전가격조사에 대비하고 이로 인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예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전가격세제란 계열회사간 가격조작을 적발해 통상의 거래가격으로 시정, 과세하는 제도로 최근 중국정부는 해외에 계열회사가 있는 기업의 조세회피가 심각한 것으로 보고 이전가격세제를 강화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