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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농축산업 '초비상'

철저한 방역·예방불구 佛·아르헨까지 확산美등 잇단 금수조치-경제적 타격 구제역이 발생 20여일만에 도버해협을 건너 프랑스에 상륙하고 대서양 건너 아르헨티나에서도 구제역에 감염된 소가 확인되는 등 유럽은 물론 전세계 축산농가에 구제역 공포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달 20일 영국에서 구제역이 발병하자마자 가축의 이동을 금지하고 영국에서 건너오는 모든 차량의 타이어를 소독하는 등 매우 엄격한 방역 및 예방 조치를 취했지만 결국 구제역 확산을 막지 못했다. 이에 따라 유럽전역으로 구제역이 번지는 것은 사실상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각국 정부가 피해 최소화에 모든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축산농가는 물론 관광, 식품 등 경제전반에 엄청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위기의 축산업=유럽산 육류, 유제품, 가축류 유통의 전면금지 조치는 축산업 및 낙농업을 깊은 수렁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광우병 파동으로 육류제품에 대한 소비심리가 가뜩이나 위축된 상황에서 구제역까지 겹쳐 사태가 안정되더라도 당분간 관련제품에 대한 수요가 되살아나는 데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20만마리 이상의 가축을 폐기한 영국은 이번 사태로 매주 1억5,000만달러(약1,900억원)의 손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13일에도 구제역 감염사례가 끊이지 않고 보고되자 전문가들은 앞으로 50만 마리 이상의 소, 돼지, 양, 염소 등이 잿더미로 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영국산 육류제품에 대한 신뢰가 급격히 추락, 이번 사태가 진정되더라도 파장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매년 250만 마리의 가축을 수출해온 프랑스 역시 영국과 유사한 피해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미국이 유럽산 육류 및 가축류의 수입을 금지하면서 프랑스, 덴마크, 네덜란드의 돼지고기 수출업자들은 직격탄을 맞게 됐다. 이들은 지난 97년부터 미국이 광우병 우려로 유럽산 소고기 수입을 금지한 이래 돼지고기 수출에 전력해왔지만 당장 판로가 끊기게 됐다. ◇경제적 파장 막대할 듯=구제역 불똥이 가장 먼저 번지고 있는 곳은 관광업 분야. 봄철 관광성수기가 코 앞으로 다가오고 있지만 농촌지역으로의 여행이 금지되거나 허락되더라도 여행자가 방역조치를 받아야 하는 등 절차가 까다로워져 여행객이 급감하고 있다. 영국 인근의 아일랜드는 본국에서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았음에도 관광객들의 예약취소가 급증, 6억달러 가까운 관광수입이 줄어들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폐기 가축이 늘어나면서 수요감소로 사료용 곡물가격이 폭락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이 유럽산 육류의 수입을 금지한 13일 시카고 곡물거래소에서 콩을 비롯한 곡물류는 일제히 약세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구제역 확산 억제에 총력을 기울여야겠지만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각국 정부는 물론 국제기구 차원의 공조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김호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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