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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특집 해외전문가에게 듣는다] (1) 크리스토퍼 스터디 뉴욕은행 DR 본부장

“한국 리스크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해외 투자가들에게 지속적으로 한국 경제 현황과 지정학적 요소를 설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 경제가 올해도 회복세를 이어나가고, 이에 따라 한국 경제도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올해 한국 증시도 상승의 힘을 받을 것으로 봅니다.” 뉴욕 월가 은행 가운데서 뱅크오브뉴욕이 외국 기업이 발행한 증권, 즉 해외예탁증서(DR)를 가장 많이 취급하고 있다. 이 은행의 DR 부문 본부장인 크리스토퍼 스터디 이사는 외국인들이 한국 기업에 대해 우호적으로 평가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 IR(투자활동)의 강화를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이웃 나라인 중국과 일본 경제에 대해서도 낙관했다. 뉴욕에서 그를 만나보았다. -미국 경제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회복하고 있습니다. 올해도 미국 경제가 회복의 길을 걸을 것이 확실시되고 있는데,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요. ▲미국 경제는 올해도 지속적으로 회복의 길을 갈 것으로 봅니다. 미국의 자본 투자에 좋은 신호가 발견되고, 기업 수익에도 밝은 소식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신호들은 미국에 수출하는 한국 기업들에게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입니다. 특히 컴퓨터 분야의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기술 모두에 발전이 기대됩니다. 2004년은 미국 경제와 한국 경제 모두에 밝은 한해가 될 것입니다. -한국은 지난해 소비 침체로 50년 역사상 세 번째로 경기 침체를 겪었습니다. 올해 한국 경제를 어떻게 전망하는지요. ▲올해는 한국 경제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금융 서비스 분야의 구조조정이 잘 돼 있고, 기업의 효율성이 높아졌습니다. 미국 경제가 회복되고 있고, 이것이 한국 경제 회복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저는 한국 경제에 대해 아주 낙관적인 기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 증권시장은 종합지수를 기준으로 500 포인트에서 800 포인트로 상승했습니다. 올해 한국 증시가 상승할 것인지, 아니면 조정을 거칠 것인지를 전망해 주시지요. ▲다소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입니다. 한국 경제가 강력하게 회복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주식시장도 잠시 쉬어가는 과정이 있을지 모르지만 다시 상승세를 탈 것으로 봅니다. 투자자들은 증시가 지난해 빠른 속도로 회복되었기 때문에 다소 두려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천천히 지속적으로 (증시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런 전망은 한국 뿐 아니라 세계 증시 전반에서도 투자자들이 바라고 기대하는 바입니다. 지난해 세계 증시가 너무 빨리 회복했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두려움이 있기는 하지만, 강한 조정을 거친 후에 상승세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해 한국의 소비 지출이 급감하면서 크레딧 카드 시장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크레딧 카드 부채가 상업 은행의 문제로 확산될 것으로 봅니까. ▲미국에서 크레딧 카드가 지나치게 사용되면서 생긴 과거의 경험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때도 금융기관의 부실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한국의 크레딧카드와 미국의 크레딧 카드 문제가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면밀히 검토해 보아야 하겠지만, 크레딧 카드의 지나친 사용에 문제가 있었던 점에서는 같습니다. 늘 크레딧 카드 문제가 터질 때마다 금융기관 부실에 대한 우려가 나왔지만 3~4년 전 미국의 예를 돌이켜볼 때 한국 크레딧 카드의 부실은 당장 시급한 문제로 부각될 것으로 보지는 않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한국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고 생각합니다. 남북 분단에 따른 군사 충돌 위험, 재벌 기업들의 회계 투명성 문제 등이 저평가의 요인이며, 우리는 이를 `한국 리스크(Korean risk)`라고 합니다. 한국 주가가 정상화되기 위해 이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이 무엇일까요. ▲아주 중요한 주제입니다. 한국을 비롯해 많은 나라의 증권시장이 해결해야 할 문제는 외국인 투자자를 교육시켜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특정 국가의 거시 경제는 물론 지정학적 이슈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한 경우가 허다합니다. 한국은 다른 많은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외국인 투자자들을 가르쳐야 합니다. 국제 투자자들에게 지속적으로 투자 전략과 지정학적 요인들을 교육시켜야 합니다. 인간은 속성상 어떤 사안을 설명하려 하기보다는 침묵을 지키려고 합니다. 해외 투자자들에게 모든 것을 투명하게 설명하고 보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투자 집단에게 더 많은 설명을 하고, 더 투명하게 접근하는 것이 어떤 어려움을 극복하는 방안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현실을 변화시킬 수 있고, 그 사실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면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더 경쟁력을 인정 받게 될 것입니다. -한국에서는 지난 대선 때의 정치자금 수수사건을 놓고 시끄럽습니다. 4대 그룹이 검찰에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기업 투명성과 관련, 대선 자금 문제를 어떻게 봅니까. ▲한국 정치 문제에 대해 정확하게 모르고 있기 때문에 대답하기 어렵습니다.(웃음) -노무현 대통령이 집권한지 1년이 지났습니다. 노무현 정부의 경제 정책을 평가해 주겠습니까.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은 다른 측면으로 접근하겠습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난 1년 동안에 한국을 어떻게 평가했는지를 보십시오. 한국 기업들이 외국인 투자자들과 많은 거래를 성사시켰다면 한국 경제에 청신호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국제 시장에 나오는 한국 기업에 대해 외국인 투자자들이 우호적으로 반응했다는 사실은 한국 경제를 신뢰하며, 전망을 밝게 보는 것을 의미합니다. 외국인 반응이 좋았다는 사실로 한국이 경제를 잘 운영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입니다. 이것으로 답변을 대신합니다. -한국에선 상업 은행의 민영화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외국인들이 상업은행의 경영권을 장악할 경우 거시 경제 운용에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이에 대한 의견을 말해주시지요. ▲저는 금융기관을 민영화하는 과정에서 시장 경제의 원칙이 필요하다고 믿는 사람입니다. 한국 경제 성공을 평가하는 가장 결정적인 척도는 시장 자유주의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많은 기업들이 국제화돼 있고, 금융기관도 시장원리에 따라 이를 따라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중국이 지난 수 십년 동안 아주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중국 경제 성장이 한국에 긍정적인 영향과 부정적 영향을 동시에 주고 있는데 견해를 말해주시지요. ▲강력한 중국(strong China)은 한국 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중국 경제 활성화는 장기적으로 세계 경제에도 긍정적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성장은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고, 한국 경제의 효율성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들은 이미 중국 경제 성장에 득을 보고 있지 않습니까. 나는 중국 경제가 강력하게 성장해서 글로벌 시장에 자신 있게 나오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최근 중국 경제가 과열되고,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거품이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중국 경제의 거품이 꺼질 경우에 대비해야 하지 않을까요? ▲아무도 중국 경제가 붕괴되기를 바라지 않고 있습니다. 나는 중국 경제 거품론에 회의적입니다. 중국은 대단히 규모가 큰 경제이고, 과열을 흡수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있습니다. 중국 당국이나 국제 기관에서도 중국 경제의 과열을 날카롭게 주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견해로는 중국이 과열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와 규제당국이 이 문제를 예의 주시하고 있고, 우리는 그들을 믿고 있습니다. 만일 중국 경제의 과열이 식을 경우 동아시아 지역에 큰 문제로 다가올 것입니다. - 일본 경제가 회복되고 있다는 분석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일본 경제는 회복의 길에 들어섰습니다. 오랫동안 바라던 일이지요. 일본 정부의 오랜 경기 부양 조치가 효과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저는 오랫동안 일본 경제를 관찰해왔습니다. 아직도 정부와 기업 부문에 문제는 많이 남아있지만, 그 동안 기업들의 구조조정의 결과가 마침내 빛을 발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일본 경제에 대해 저는 낙관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 크리스토퍼 스터디는 누구 지난 82년 뱅크오브뉴욕에 입사, 22년간 국제시장 분야에서 근무한 해외파 금융인. 외국기업이 뉴욕증시에 상장한 주식예탁증서(DR) 분야에만 18년간 전문으로 했다. 한국 기업의 DR은 물론 영국, 유럽, 아시아, 라틴아메리카 기업의 주식 상장에 간여했으며, 런던과 뉴욕을 오가며 전세계 주식시장 동향을 체크 해 왔다. 지난해 뉴욕 소재 코리아 소사이어티에 참석, 한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기업지배구조를 강화한 미국의 사베인스-옥슬리법을 설명하고, 한국 기업들의 많은 DR 상장을 권유하기도 했다. 그는 많은 한국 기업들이 뉴욕 증시에 상장하는 것이 해외자본을 많이 유치하고, 글로벌 수준으로 성장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뱅크오브뉴욕의 해외상장사 마케팅 담당 이사에서 DR 분야 총책임자로 승진했다. 미 듀크대학 졸업. <뉴욕=김인영특파원 in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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