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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에 '목엣가시' 된 '손톱 밑 가시'

대통령 지시 1년 지났지만 10건 중 3건만 해결

개선 급한데 여전히 "검토중"·아예 묵묵부답도


금형업체를 운영하는 A사장은 지난해 초 '손톱 밑 가시'를 찾는다는 얘기에 금형 수출시 보증보험에 이중으로 가입해야 하는 애로사항을 건의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 달라진 것이 없다는 사실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비용부담과 업무처리 시간이 이중으로 들어 제도개선이 한시가 급하지만 해당 부처에서는 아직도 '검토 중'이다. 그는 지금도 수출을 위해 서울보증보험의 보증보험에 가입한 뒤 이를 담보로 시중은행 보증보험에 다시 가입하는 중복절차를 밟고 있다.

화학공업 전문업체를 운영하는 B대표 역시 지난해 손톱 밑 가시 건의를 해놓고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는 폐플라스틱 환경부담금 부과제도를 고쳐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해당 부처는 묵묵부답이다.

폐플라스틱은 고철보다 높은 가격으로 거래돼 재활용되지만 일반용 기준(1㎏당 150원)의 높은 부담금을 내야 한다. B대표는 "폐기물 부담금이 지난 5년 사이 20배 이상 늘고 원재료를 생산하는 대기업에 부과하던 부담금이 최종제품 생산자에게 전가되면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B대표를 더욱 화나게 하는 것은 장기검토나 수용이 곤란한 이유 등에 대한 추가 설명조차 듣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건의한 내용을 전부 수용해달라는 것은 아니지만 플라스틱 산업의 경제적 부담이 가중돼 산업활동 전반이 위축되고 있어 빠른 피드백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중소기업의 경영을 어렵게 하는 손톱 밑 가시 가 뽑히지 않은 채 '목엣가시'가 되고 있다. '중소기업 대통령'을 표방한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애로 해결을 위해 대대적인 가시 뽑기에 나섰지만 산업현장의 체감온도는 아직도 '영하권'이다.

실제로 17일 서울경제신문이 단독 입수한 '중소기업중앙회의 손톱 밑 가시 해소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접수된 손톱 밑 가시의 상당수가 해결되지 못한 채 남아 있다. 지난 1년간 접수·발굴해 해당 부처에 건의한 손톱 밑 가시는 1,033건으로 이 중 31.4%(325건)만 해결된 것으로 집계됐다.

그마저도 113건(10.9%)은 이미 조치가 취해진 경우였고 69건(6.7%)은 일부를 수용하는 데 그쳤다. 143건(13.8%)만 제대로 수용됐다는 얘기다. 특히 해당 부처에서 아예 가타부타 말도 없는 '미답변'이 269건(26.1%)이나 돼 중소기업인들의 가슴을 멍들게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손톱 밑 가시 뽑기' 프로젝트가 역량이 집중되지 못한 채 겉핥기식 정책에 그쳤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김세종 중소기업연구원 부원장은 "손톱 밑 가시는 기업활동을 제한하거나 불편한 규제인 만큼 (개선에)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며 "정부에서는 작은 문제라고 생각하겠지만 다급한 기업들을 생각해 법의 테두리 안에서 적극적인 행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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