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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는 '전가의 보도'

기업의 자사주 제도가 '주가안정'은 물론적대적 인수.합병(M&A) 방어와 전략적 파트너 모색, 그리고 오너의 경영권 승계 수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적대적 M&A 위협에 '백기사'에 매각 속출 대한해운은 지난 20일 보유중인 자사주 97만3천243주(9.73%) 중 75만5천870주(7.55%)를 257억원에 대우조선해양에 넘겼다. 대한해운은 골라LNG가 21.09%, 우호세력으로 알려진 노르웨이계 증권사 편리폰즈 ASA가 4.86%의 지분을 각각 소유하고 있어 적대적 M&A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그 동안 자사주를 확충해왔다. 따라서 이번 대우조선의 대한해운 자사주 매입은 대한해운의 '백기사'로 나선것으로 관측되는데 대우조선은 1995년 첫 LNG선을 대한해운으로부터 수주하는 등 대한해운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이로써 대한해운은 우호세력인 대우조선 소유 지분을 합쳐 의결권 행사가능 지분이 31.13%로 늘어 골라LNG 측보다 5.19%포인트 앞서게 됐다. 앞서 현대상선도 지난 6월 특정금전신탁을 통해 보유중이던 자사주 12.0%(1천236만주)를 협력관계를 유지해온 홍콩의 허치슨왐포아사에 859억원에 매각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정상영 금강고려화학(KCC) 명예회장간 경영권 다툼에서현 회장이 승리했지만 KCC가 여전히 지분을 들고 있어 '확실한' 차단이 필요했던 상황이었다. 현대상선은 우호세력인 허치슨왐포아에 자사주를 넘김으로써 현 회장은 자신과현대엘리베이터 소유의 18.00% 이외 12.0%에 대한 의결권을 추가 확보함으로써 경영권 안정에 성공했다. 또 잦은 최대주주 변경으로 M&A 가능성이 부각됐던 STX도 지난 5∼6월 보유중인자사주 13.39%(307만주) 전부를 장내 매각, 이 물량 중 대부분을 강덕수 회장과 협력사이자 주요주주인 엔토스정보기술이 매입했다. 자사주 매각 이후 강 회장의 지분은 14.39%로 늘어나 최대주주가 됐으며 엔토스정보기술은 이후 계열사로 편입됨으로써 강 회장은 안정적인 지배권을 확보했다. 이처럼 적대적 M&A 가능성 위협아래 자사주를 우호세력에 넘겨 '백기사'를 두는방법은 지난해 소버린이 경영권 획득에 나섰던 SK 사례가 본보기로 작용했다. SK는 소버린과의 지분 경쟁 끝에 지난해 12월 자사주 10.41% 중 0.74%를 뺀 9.67%를 그룹 채권은행을 포함한 국내외 우호주주에게 매각해 경영권 위기를 일단 넘겼다. ◆전략적 파트너 찾기와 기업 승계에도 유용 제일기획은 지난 9월7일 보유중인 자사주 36만주(지분율 7.8%) 중 13만주(2.8%)를 일본하쿠호도(Hakuhodo)사에서 매각했다. 지분투자 유치를 통한 전략적 제휴로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자사주 매각이었다. 하쿠호도사는 세계 8위, 일본내 2위 광고회사로 제일기획은 해외 유수의 광고기업들이 국내 광고업체를 인수해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는데 대한 대응 조치로 하쿠호도에 보유 자사주를 넘겼다. 또 국민은행도 지난해 12월 정부로부터 사들인 자사주 8.92%는 오는 2007년 6월까지 처분토록 돼 있는 가운데 국민은행 측은 이 지분 매각을 해외 유수의 은행과전략적 제휴로 연계할 구상임을 내비쳤다. 다만 이런 의사를 피력해온 김정태 행장이 물러날 예정이어서 그 가능성은 다소줄어든 것으로 보이나 이 지분을 인수하는 전략적 제휴 파트너가 등장할 가능성이높다고 증권가에서는 보고 있다. 한화의 자사주 매각은 오너의 기업승계 수단으로 활용된 케이스. 한화는 지난 8월 보유중인 자사주 850만주(지분율 11.34%) 중 262만주(3.50%)를최대주주인 김승연 회장의 장남 동관씨 등 아들 3형제에게 장내 대량매매를 통해 양도했다. 한화는 "재무구조 개선과 유동성 확보를 위한 것"이라고 밝혔으나 증시에서는 2세들의 본격적인 기업승계 과정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우.최윤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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