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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완 ‘정국불안’ 쇼크 국내 영향 제한적일듯
입력2004-03-22 00:00:00
수정
2004.03.22 00:00:00
김상용 기자
`타이완 증시급락이 동반 하락을 야기했나.`
종합주가지수가 22일 비교적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타이완 증시 급락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지난 주말 미국 증시가 약세를 보이긴 했지만 국내 증시의 하락세가 예상보다 컸기 때문이다.
특히 이렇다 할 큰 변수가 없는 상황에서 지수가 급락하자 이에 대한 원인을 타이완 증시에서 찾는 전문가들의 많았다.
이날 타이완의 자취엔지수가 가격제한폭 근처인 6.68%나 급락했으며 종합주가지수도 19.64(2.22%)포인트 떨어진 863.69포인트로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타이완의 정치 불안과 자취엔지수 급락이 국내 증시에 일정부분 영향을 미치긴 했지만 이보다는 복합적인 불안감이 더 크게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미 증시의 조정가능성과 중동불안 및 유가급등 등의 악재 속에 타이완 증시 급락이 더해지며 하락을 야기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타이완 증시 급락과 정치불안에 따른 향후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도 투자자들의 조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어 당분간 급반등장세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외국인이 선물을 대거 팔아치우며 선물 누적 순매도포지션을 늘려 프로그램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날도 외국인과 개인은 주식을 사들였지만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지면서 지수가 크게 떨어졌다.
한편 일부에서는 타이완에서 발을 뺀 외국인의 자금이 국내로 유입될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지만 이 역시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오히려 오는 26일 미국의 트리플위칭데이와 4월부터 시작될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더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타이완 증시 급락, 투자심리에 부정적 영향 미쳐=이날 타이완 증시는 전주 말보다 455.17포인트(6.68%) 하락한 6,359.92포인트로 마감했다. 타이완 증시의 가격 제한폭이 7%인 것을 감안할 때 대부분의 종목이 하한가 근처에서 거래가 마무리된 셈이다. CLSA증권은 이와 관련, 총통선거에서 야당이 선거 무효를 선언하면서 정치 불안에 따른 장기 전망에 불확실성이 드리워졌다며 이 같은 정국 불안이 타이완 시장에 대한 투자심리를 급격히 위축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타이완 증시의 불안이 국내 주식시장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3,157억원에 달하는 프로그램 매물이 지수 하락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지만 타이완 증시의 급락이 국내 시장 참여자들의 관망심리를 자극했다는 평가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한국과 함께 아시아 이머징마켓에 포함돼 있는 타이완에서의 정치 불안이 종합주가지수 하락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며 “이날 외국인이 **억원 규모의 순매수를 보였지만 향후 매매추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타이완증시의 외국인 자금유입 등 수혜 및 피해 여부 미미할 듯=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날 타이완 시장의 하락과 외국계 증권사의 평가로 인해 외국인의 자금이 국내 증시로 쏠릴 수 있을 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됐다. 특히 지난 해 3월 북핵 문제가 불거졌을 당시 외국인은 한국시장에서 3월과 4월에 각각 5억7,850만 달러, 5억3,490만 달러 규모의 순매도를 기록했지만 타이완 증시에서는 각각 6억5,660억원과 7억6,460억원의 순매수를 보인 만큼 한국시장이 수혜를 입을 수 있을 지 여부가 주목을 끌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타이완의 정치 불안과 지수 하락에 따른 수혜 여부가 미미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타이완 증시에 투자하는 외국인이 타이완에서 발을 빼더라도 타이완과 국내 산업의 구조가 달라 외국인 자금의 국내 유입이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미국계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파운드리 반도체 회사인 TSMC의 경우 전 세계 시장 점유율이 55%에 달한다”며 “동부아남반도체가 파운드리 반도체 업체이지만 지난해에 적자를 기록했던 만큼 TSMC의 투자대안을 한국시장에서 찾지 않을 것으로 보여 한국 증시가 타이완 증시의 급락에 따른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하기는 무리”라고 지적했다.
◇추세 결정은 미국 증시에 달려있어=전문가들은 타이완보다는 미국시장의 움직임이 종합주가지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공통된 의견을 내놓았다. 타이완증시보다 미국 증시의 흐름이 외국인의 유동성에 더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설명이다. 더욱이 오는 26일 트리플위칭데이를 앞둔 미국 시장이 테러위협과 유가 급등에 어떤 반응을 보일 지와 오는 24일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예비실적 발표로 시작되는 프리 어닝시즌 진입에 따라 기업들의 실적이 미국 증시는 물론 국내 증시의 중요한 이슈로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석생 우리증권 애널리스트는 “타이완에서의 돌발변수가 한국시장의 추세를 결정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보다는 미국 증시의 조정 가능성과 실적 발표에 따른 어닝 서프라이즈 여부 등이 국내 증시에 더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상용기자 kim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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