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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들 자본확충 '난항'

시중 자금경색 가속화로 증자·후순위채 발행 어려워<br>경기침체 장기화땐 연체율 올라 "BIS비율 급락" 우려


시중의 금융경색이 가속화되면서 저축은행 업계가 자본확충에 난항을 겪고 있다. 금융감독 당국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유상증자나 후순위채 발행이 쉽지 않은데다 연체율 상승으로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오히려 급락할 위험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의 한 고위 관계자는 8일 "경기침체에 따른 건전성 악화에 대비해 105개 모든 저축은행에 선제적인 자본확충과 함께 배당 자제를 유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BIS 비율이 8% 이상이고 고정이하여신 비율이 8% 이하인 저축은행에는 지점설치 기준 완화 등의 인센티브도 부여하고 있다. 금융위원회의 한 관계자도 "자본확충펀드는 은행용으로 저축은행은 사용할 수 없다"며 "자본확충이 안 되면 매각 등을 통해 업계 구조조정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정부 지원은 기대하지 말고 대주주 증자나 후순위채 발행 등 자구 노력을 통해 BIS 비율을 높이라는 것이다. 자본확충 여부가 업체 생존을 좌우할 '발등의 불'로 떨어진 셈이다. 문제는 시중 자금난으로 자본확충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BIS 비율이 5% 미만으로 금융감독 당국의 적기시정조치를 받은 전일ㆍ으뜸저축은행은 당초 지난해 말까지 자본확충을 할 예정이었지만 이를 이행하지 못했다. 지난해의 경우 영남ㆍ경기저축은행과 다른 곳에 인수된 저축은행을 제외하고 스스로 유상증자에 성공한 저축은행은 사실상 없다. 후순위채 발행을 통한 자본확충도 어려운 실정이다. 만기 5년 이상의 후순위채는 보완자본으로 인정돼 BIS 비율을 높여준다. 하지만 최근 후순위채를 발행한 부산ㆍ부산2저축은행의 청약률은 50%에 불과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금리가 8~9% 수준으로 매력적이나 만기가 5년인 것을 투자자들이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솔로몬ㆍ토마토 등 BIS 비율이 금감원의 권고치인 8%에 근접한 곳은 임시방편으로 자산을 줄여 BIS 비율을 맞추고 있다. 더구나 실물경제 침체가 본격화되면 연체율 상승 등으로 인해 BIS 비율 급락이 예상된다. 금감원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연체율은 지난해 6월 말 14%에서 12월 말 15.6%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BIS 비율은 9.16%에서 9.40%로 올랐지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손충당금 적립유예와 부실자산의 자산관리공사(KAMKO) 매각 등 일회성 요인 탓으로 착시현상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기본자본비율(Tier1)은 2007년 말 이래 하향 추세다. 업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위기가 지속될 경우 부실확대에 따른 BIS 비율 하락을 막을 수 없다"며 "자본확충이 이뤄지지 않아 대형 저축은행이 하나 무너지면 연쇄부실 사태를 피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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