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자산관리계좌(CMA)가 곧 1,000만계좌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계좌만 개설됐을 뿐 잔액은 없는 '깡통계좌'가 많아 증권업계로서는 '빛 좋은 개살구'라는 평가도 나온다.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6일 현재 국내 증권사들의 CMA 총 계좌 수는 982만6,168개로 1,000만개에 육박한 상황이다. 최근에도 하루 평균 1만개씩 신규 계좌가 개설되는 만큼 오는 12월 중순이면 1,000만계좌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CMA계좌는 2006년 말 144만개에 불과했으나 ▦2007년 말 487만개 ▦2008년 말 795만개 등으로 늘어났다. 특히 7월부터 지급결제 서비스가 가능해지면서 계좌 수가 급증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올 들어서만도 23%나 늘어났다. 이는 증권사들이 고객확충 차원에서 대대적인 마케팅에 나선데다 지급결제 서비스가 가능해지면서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CMA계좌가 곧 1,000만개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나 총 잔액은 늘지 않아 계좌별 평균잔액은 오히려 줄어드는 추세다. 26일 현재 CMA 총잔액은 37조9,755억원으로 5월 이후 반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CMA가 5% 이상의 금리 등을 내걸고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지만 실제 고객들이 이처럼 높은 이자혜택을 누리기는 어려운데다 은행들도 잇따라 고금리 상품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인프라 측면에서도 은행권의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CMA계좌만 만들어놓고 이를 활용하는 가입자는 많지 않다는 얘기다. 원재웅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위원은 "CMA가 증권사들의 주력상품이기는 하나 당분간 높은 수익이 나오는 성장의 발판으로 삼기에 부족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CMA의 주고객은 30~40대 젊은 소액투자자로 주식투자를 하기 전에 일시적으로 사용하는 경향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또 증권사들이 겨냥하는 월급통장 및 신용카드와 연계한 고객은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은준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CMA시장 자체는 이미 안정적인 성장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봐야 한다"며 "다양한 연계투자 상품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