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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격 화의·법정관리 신청 해태호 어디로
입력1997-11-03 00:00:00
수정
1997.11.03 00:00:00
이용택 기자
◎제과·유통주력 소그룹 재편 전망/군소사는 통폐합·3자매각 유력/침체장기화… 자구성공은 미지수/자금시장 경색·무리한 전자중공업투자가 화근해태그룹(회장 박건배)이 자금난을 이겨내지 못하고 마침내 그룹와해의 위기에 처하게 됐다.
임직원들은 지난 1일 7개 계열사에 대한 화의 및 법정관리신청 등 계열사 정리방침이 발표되자 『마침내 올 것이 왔다』며 망연자실한 분위기다.
◇앞으로의 그룹향방=해태그룹은 사실상 그룹해체의 길을 밟으며 제과등 몇 개의 주력사만 거느리는 소그룹으로 남을 전망이다. 이번에 화의를 신청한 해태제과·해태음료·해태상사·해태유통 등 주력4사는 반드시 경영을 정상화시켜 경영권을 유지하며 그룹명맥을 유지한다는 생각이다.
해태는 또 광고대행사인 코래드와 프로야구단인 해태타이거즈에 대해서도 현상황에서 정상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따라 15개 계열사중 이들 6개사를 제외한 나머지 9개 계열사는 통폐합 및 법정관리후 제3자 매각 등의 수순을 통해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것은 화의신청이 받아들여지고, 채권단과의 화의조건에 원만한 합의가 이루어져 계획대로 자구계획이 이행될 때 가능한 일이다. 채권은행단은 조건만 맞으면 화의신청을 받아들일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해태는 현재 계열사 통폐합 및 매각, 경기도 용인의 그룹연수원(2천9백93평) 등 부동산과 신세기통신 주식 등 7건의 유가증권 매각을 통해 1조1백47억원의 자금을 조달한다는 자구계획을 마련, 추진중이다. 또 임금동결, 인력감축 및 재배치 등을 통해 5백80여억원을 절감한다는 계획이다. 해태는 이미 지난달 해태제과 1백명, 해태음료 3백여명, 해태유통 1백50여명, 해태상사 70여명 등 모두 6백여명을 감원했다.
그러나 부동산매각 등 해태의 자구계획이 제대로 이행될 지는 극히 미지수. 환율급등, 주가폭락 등 국내경제자체가 어렵고 대기업들도 극심한 자금난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기아·진로·대농 등 경영위기를 맞고 있는 다른 기업들도 매물로 내놓은 부동산을 살 매입자가 없어 자구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
결국 해태는 채권자 4분의 3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화의협상과 자구계획의 이행여부 등에 따라 그룹의 운명이 좌우될 전망이고, 이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경영위기 원인=해태의 화의 및 법정관리신청은 한보·삼미·진로·대농·기아 등 대기업들이 잇따라 무너지면서 자금시장이 극도로 경색된 게 직접적인 원인. 특히 증권가의 악성루머와 종금사 등 제2금융권의 상환압력이 가중되면서 자금난이 심화됐다.
지난 8월 부도위기에 몰려 금융권으로부터 1천억원상당의 자금지원을 받았으나 종금사를 비롯한 제2금융권의 대출금 회수가 재개, 다시 부도위기에 봉착했다. 해태는 또 지난달 15일 금융권으로부터 1천억원의 협조융자 약속을 받아냈으나 현재 5백47억원밖에 지원받지 못한 상태다.
여기에 그룹경영진의 무리한 사업확장과 안이한 자금운영 등도 경영부실을 가속화했다. 지난 83년 정부의 부실기업 정리정책에 의해 강제로 떠맡다시피한 미진금속(현 해태중공업)이 매년 막대한 적자를 내는 가운데서 인켈 등을 무리하게 인수, 부실을 자초했다.
해태는 지난해말 기준으로 자기자본비율이 13.2%로 여신규모 2천5백억원이상 63대 재벌그룹의 평균치(20.1%)보다 낮고 금융비용 부담도 6.6%로 평균수준(5%)을 웃도는 등 재무구조가 취약하다. 부채비율도 6백58.3%로 높은 실정이다.<이용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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