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시즌이 서서히 마무리됨에 따라 앞으로 증시 흐름을 좌우할 변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까지만 해도 국내외 기업들의 1ㆍ4분기 실적이 주가 흐름을 가름했다면 앞으로는 '경제지표' '위안화 절상 및 금융개혁' '삼성생명 상장' 등이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칠 변수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일단 외국인의 순매수가 이어지며 주가 상승세가 이어지겠지만 상승 탄력은 둔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최근까지 시장을 주도했던 정보기술(IT)나 자동차 관련주의 경우 주가가 큰 폭으로 올라 부담이 있는 만큼 업종별 순환매 양상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23일 코스피지수는 전일보다 2.49포인트 떨어진 1,737.03포인트로 끝마치며 2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전일 현대차ㆍ하이닉스ㆍLG디스플레이에 이어 이날은 기아차 등도 긍정적인 1ㆍ4분기 실적을 발표했지만 시장은 오히려 내림세를 보이며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었다. 곽중보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오는 28일 LG전자, 30일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지만 주요 대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마무리된 만큼 실적이 재료로서의 약효를 잃어가는 상황"이라며 "다음주에는 실적이 시장을 움직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외국인 매수세, 미국 경제지표에 따라 달라질 듯=실적의 빈자리는 미국의 경제지표 발표가 채울 것으로 보인다. 국내 증시가 미국을 필두로 한 외국인의 매수세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23일(현지시간) 발표되는 3월 신규주택매매, 다음주 중에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에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명지 삼성증권 연구원은 "주말에 발표되는 미국의 주택 관련 지표가 좋게 나오면 실적 못지 않은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며 "다음주 중반에는 FOMC 회의가 있고 5월에는 제조업ㆍ고용ㆍ소비지표가 잇달아 발표되는 만큼 경제지표가 실적 시즌의 끝자락을 장식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위안화 절상 및 미국 금융규제 방안도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칠 변수로 지적된다. 미국ㆍ유럽뿐만 아니라 인도와 브라질 등도 위안화 절상에 대한 압력 수위를 높이고 있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금융규제 방안에 대해 거듭 당위성을 강조하고 있다. 아울러 5월로 예정된 삼성생명 상장과 원자재가격 상승 추세도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져야 할 이벤트로 지적됐다. ◇주가 상승 추세는 이어질 전망=증시 전문가들은 2ㆍ4분기 실적 시즌에 대한 기대감,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 현상 등으로 외국인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며 주가도 상승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환율 하락 등으로 대표 수출주가 시장을 주도하기보다는 원자재 및 중국 관련주, 보험주 등에 대한 순환매가 이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지적된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실적 발표로 차익실현 욕구가 커질 수 있고 인플레이션과 환율이 이슈가 되면서 기존 주도주가 다소 주춤할 수 있다"며 "화학ㆍ에너지ㆍ비철금속 등 원자재 관련 종목의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보험ㆍ중국 관련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곽 연구원은 "중국 위안화 절상으로 중국의 소비여력이 커지면 여행ㆍ유통 등 중국 관련주가 유리하다"며 "또한 삼성생명 상장에 따라 손해보험주들에 대한 관심이 제고될 수 있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