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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지도부간 갈등이 원인인듯

"인질석방 번복 왜?"…한국내 여론자극 심리전 가능성도

12일 아프간에서 피랍된 한국인 인질 가운데 여성 2명이 석방 직전까지 갔다가 또다시 보류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탈레반 수뇌부의 의중이 무엇인지, 또 탈레반 내부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의문이 일고 있다. 탈레반은 지난달 25일에도 외신을 통해 한국인 인질 8명을 석방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결국 배형규 목사 1명을 살해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당시 탈레반 내부에서 인질 처리 문제를 놓고 강경파와 온건파 사이의 내부 분열이 있었던 것으로 현지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12일 재연된 ‘인질 석방 번복’ 해프닝도 탈레반 내부의 갈등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꼽히고 있다.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21명의 한국인 인질들은 3개 무장단체들에 의해 분산 수용돼 있다. 각각 8, 6, 9명의 인질을 억류하고 있는 이들 그룹 중 8, 6명의 인질을 잡고 있는 그룹은 사건 초기부터 온건파로 분류돼왔다. 이들은 탈레반 수뇌부가 줄곧 주장해오고 있는 한국인 인질을 미군 및 아프간군에 수감돼 있는 동료와 맞교환한다는 ‘대의명분’과는 달리 전비 수행에 필요한 ‘몸값’을 요구하고 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현지 사정에 정통한 아프간 소식통은 “종종 지역 탈레반 조직이 상부 지도자위원회의 결정을 따르지 않을 때가 있다”며 “인질을 억류한 지역 조직의 반발이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지역 탈레반 조직은 대의명분보다 오직 몸값 등을 뜯으려고 납치를 자행하는 수가 있어 탈레반 수뇌부와 충돌을 빚는 경우가 종종 있었던 점을 감안할 때 이번에도 탈레반 조직 내부의 불화로 석방 시기에 혼선이 빚어졌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런 관측은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가 전하는 무장세력의 행동 양태에서도 잘 나타난다. 아마디는 12일 새벽(현지시간) 외신과의 통화에서 “탈레반 지도자위원회가 결정을 바꿔 여성 2명이 석방 도중 되돌아갔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달 25일 석방이 예정돼 가즈니부의 안전지대로 향하던 한국인 인질 8명이 도중 복귀했던 전례와 상당히 유사한 것이다. 다만 아마디는 이번 여성 인질 2명의 석방 번복 사건과 관련, “(지도자위원회에) 뭔가 혼선과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해 지난달 인질 8명의 석방 번복 사건에서와는 달리 탈레반 내부의 의견 상충이 심각한 수준임을 시인했다. 그러나 탈레반의 반복되는 ‘인질 석방 번복’ 사태가 한국 정부나 아프간 정부의 판단에 혼선을 일으키고 한국 측 여론을 자극하기 위한 강ㆍ온 양동작전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애당초 탈레반이 동료 죄수의 맞교환 없이는 인질들을 풀어줄 의사가 없으면서 석방설을 흘려 한국 정부나 아프간 정부 측 협상단을 기만하는 고도의 심리전을 펼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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