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연료를 태워 얻는 전기에너지보다도 비용이 적게 드는 ‘꿈의 태양전지’가 마침내 현실화됐다. 광주과학기술원 이광희 교수팀이 개발에 성공한 플라스틱 태양전지는 기존 태양전지의 고비용 구조는 물론 기술적 한계로 여겨졌던 에너지 전환효율 ‘5%’대를 뛰어넘는 등 세계 최고 수준의 태양전지로 평가받고 있다. 이 교수팀에 따르면 현재 태양전지의 상용화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총 100%의 태양 빛 중 7% 이상을 흡수, 전기에너지로 바꿔야 하지만 아직까지 5%를 넘는 태양전지가 만들어지지 못하는 등 전세계가 상용화를 위한 기술적 장벽에 봉착해 있는 상태였다. 연구팀은 태양 빛 중 가시광만 흡수하는 기존 태양전지 방식의 틀을 깨고 서로 다른 성질을 가진 2개의 태양전지를 붙이는 ‘1+1(적층)’ 방식을 채택했다. 이를 통해 가시광뿐 아니라 근적외선까지 흡수, 상용화 기준점(7%)에 거의 근접한 6.5%의 에너지 전환 효율성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연구팀은 식물의 광합성 원리에 착안, 2개의 전지 사이에 자체 개발한 유기물 고분자 나노복합재를 집어넣어 전기를 발생시키는 새로운 기술방식을 개발했다. 광합성 작용처럼 유기물 고분자 나노복합재에 빛을 쪼일 경우 마이너스(-) 전하를 띤 전자와 플러스(+) 전하를 띤 정공이 각각 발생, 음극과 양극에 모인 전자와 정공으로 전기를 발생시키는 방식이다. 이 교수는 “이 방식으로 얻게 되는 6.5%의 효율성은 태양전지 연구가 활발한 미국(최고 5%), 일본(4%), 유럽(4%)의 수준을 크게 뛰어넘는 것”이라며 “뿐만 아니라 원천물질특허를 갖게 된 유기물 고분자 나노복합재의 경우 태양전지뿐만 아니라 유기EL(전기발광소자)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부가 지난해부터 국내외 우수 연구자간 공동연구를 지원하는 ‘글로벌 연구실(GRL)’ 사업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지난 2000년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앨런 히거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가 공동연구자로 참여했다. 연구팀은 히거 교수 측이 신문을 찍어내듯 태양전지를 생산할 수 있는 ‘프린팅 제작기법’을 제공함에 따라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제작비를 대폭 낮출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플라스틱 재질로 만들어 유연하게 휘어질 수 있는 만큼 휴대용 전자기기는 물론 휴대용 전자신문 전원, 입는 컴퓨터 등 미래 유망 제품들에 폭넓게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교수는 “앞으로 5년간 추가 연구를 통해 2012년께 에너지 효율을 10%까지 끌어올려 본격적인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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