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법·안기부법 해법 없나/여야 입장차속 협상 난항 계속

◎여 “단독처리 불사” 야 “실력저지” 평행선/정국 급경색 우려속 막판합의 실낱기대여야가 노동법과 안기부법 개정을 둘러싸고 서로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해 난항을 거듭하는 등 진통을 겪고 있다.

특히 신한국당이 연내 임시국회를 열어 노동법 개정안을 단독처리할 움직임을 보인 반면 야당이 실력저지로 맞설 방침이어서 파행정국이 우려된다.

여야는 지난 16일에 이어 17일에도 3당 총무접촉을 갖고 정부가 제출한 노동법 개정안 처리를 위한 임시국회 소집과 안기부법 개정안 처리문제를 놓고 절충을 벌였다.

이날 신한국당이 안기부법 개정안의 정기국회 회기안 처리와 임시국회 소집을 통한 노동법 개정안 처리방침을 고수한 반면 국민회의와 자민련이 노동법의 경우 「연내 처리에 반대한다」고 밝혀 합의점을 찾지못했다.

그러나 여야가 이번 협상과정에서 다소 신축성을 보여 노동법 개정과 안기부법 개정을 위한 타협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신한국당은 야당이 임시국회 소집에 응할 경우 오는 23일부터 노동관계법을 심의하되 물리적으로 시일이 짧아 올해안에 처리가 어렵다고 판단되면 임시국회 회기를 내년 1월까지 연장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반면 국민회의와 자민련도 정치권에서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노사간에 첨예한 대립을 보이고 있는 정리해고제 도입과 복수노조 허용 등 주요쟁점에 대한 노사합의안이 나올 경우 내년 1월말께 노동법 개정에 응할 수 있다며 내년 2월 임시국회 처리방침에서 다소 후퇴, 절충 실마리를 제공했다.

신한국당 서청원 총무는 이날 『야당이 임시국회 소집에 응하지 않을 경우 여당 단독으로 오는 23일부터 임시국회를 열어 26, 27일 공청회를 개최, 충분한 의견을 수렴한뒤 31일 의장직권으로 노동법 개정안을 처리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서총무는 또 안기부법 개정안 처리와 관련, 이날 본회의에서 처리하지 않고 회기말인 18일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는 것.

이에대해 국민회의 박상천 총무와 자민련 이정무 총무는 정보위에서 안기부법 개정안을 재심의할 것을 요구하면서 『노동법 개정안의 경우 내년 1월중순부터 임시국회를 열어 국회환경노동위에서 공청회 등 충분한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여야 3당 합의안을 만들어 처리하자』고 주장했다.

여야는 그러나 이같은 입장차이를 좁히지 못해 18일 국회에서 다시 총무회담을 갖고 임시국회 개최와 안기부법 처리문제를 논의키로 했다.

한편 여야는 이에앞서 각각 고위당직자회의와 긴급간부회의를 열어 노동법과 안기부법 개정안 처리문제를 놓고 막판 정기국회 운영대책을 논의했다.

신한국당은 이홍구 대표 주재로 열린 고위당직자회의에서 야당이 임시국회 소집에 나서지 않을 경우 노동법의 연내 단독처리를 불사하겠다는 방침을 확인했다.

국민회의도 국회에서 긴급간부회의와 의원총회를 열어 결의문을 채택하고 『정부 여당이 노동관계법과 안기부법 개정안을 강행처리할 경우 이번 정기국회가 파행으로 끝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안기부법 저지와 노동관계법의 여야 공동수정안 마련을 당론으로 결정했다.<황인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