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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라이본드 발행 급증
입력2003-06-09 00:00:00
수정
2003.06.09 00:00:00
최윤석 기자
일본 채권 수익률이 계속 떨어지면서 외국 기업들이 일본에서 엔화표시로 발행하는 사무라이 본드 발행이 급증하고 있다. 한 푼이라도 높은 금리를 주는 사무라이본드에 일본 내 풍부한 자금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 정부가 지난 4월부터 일본에 등록돼 있지 않은 기업에 대해서도 사무라이본드 발행을 보다 쉽게 하는 `채권일괄등록제도`를 시행, 사무리아본드 발행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채권일괄등록제도는 사무라이본드를 발행하고자 하는 기업들이 자신의 신용상태를 한번 등록하면 향후 2년 동안 이 조건으로 사무라이본드를 발행할 수 있는 한도를 미리 부여하는 제도로, 기업들 입장에서는 자금 수요에 따라 신속히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9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올들어 발행된 사무라이본드는 시티그룹이 지난 달 22일 1,650억엔을 발행한 것을 포함해 총 2,790억엔(24억달러)에 달하고 있다. 여기다 폴란드와 크로아티아가 이 달 각각 200억엔과 250억엔의 사무라이본드 발행을 준비하고 있고 한국의 산업은행, 뉴욕 메릴린치 증권과 제너럴모터스(GM)의 금융계열사 GMAC 등도 사무라이본드 발행을 위해 현재 막바지 작업을 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라면 올해 사무라이본드 발행 규모는 지난 해의 6,020억엔을 훨씬 뛰어넘을 것으로 통신은 예상했다.
지난 해 엔론과 월드컴 등 외국 기업들의 회계부정 사건 이후 주춤했었던 사무라이본드 발행이 최근 들어 이처럼 되살아나고 있는 것은 일본 채권보다 높은 수익률 때문. 시티그룹이 발행한 4년 만기 사무라이본드의 수익률은 0.49%로 동일만기 일본 국채의 만기수익률 0.16%에 비하면 3배 이상 높다. 또 일본 회사채와 수익률 차이는 별로 나지 않으면서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장점도 사무라이 본드의 인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게다가 외국 기업들도 일본 내 금리가 계속 낮아지면서 자금 조달 비용이 줄어들어 사무라이본드를 선호하고 있다.
도쿄 JP모건의 수석 채권트레이더인 야스다 기요토시는 “지난 3년 동안의 주식침체로 투자자들이 안전한 국채에 몰렸으나 이제는 국채 수익률이 너무 낮아 여기서 자금이 빠져 나오고 있다”며 “고수익을 주는 채권에 대한 수요가 사무라이본드 발행을 촉진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최윤석기자 yoep@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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