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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몸낮추기’ 언제까지?
입력2004-03-18 00:00:00
수정
2004.03.18 00:00:00
박동석 기자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이 대통령 탄핵으로 정국이 극한 대치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속에서도 민생과 경제 챙기기에 더욱 주력하는 행보를 보여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1월 당 의장에 선출된 후 재래시장과 독거노인들이 살고 있는 쪽방, 지방대 도서관, 중국 칭따오, 일본 재래시장 등 바쁜 민생투어를 강행하다 지난주 중반 탄핵저지를 위해 국회에 매달렸던 정의장은 이번주초부터 민생행보에 재시동을 강하게 걸고 있다.
지난 15일부터는 하루에 평균 2차례씩 실물경제 현장을 찾을 정도다.
15일에는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을 만나 신용불량자와 폭설농가 지원 대책 등을 논의한데 이어 외신기자회견을 갖고 해외투자자의 동요를 차단하는 데 힘을 보탰다. 지난 16일 증권거래소를 방문해 증권회사 사장단과 증시안정과 발전을 위한간담회를 가졌고, 오후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산하 외국인투자유치전담기구인 `인베스트 코리아`를 방문해 탄핵안 가결이후의 외국인투자 동향을 점검했다. 지난 17일에는 최근 고철과 철근 품귀현상으로 시름하고 있는 인천 주물공장을 방문해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했다. 그는 “주물공장을 방문해 몇 달이 더 가면 공장 절반가량이 문을 닫을 수 밖에 없다는 절규에 가까운 호소를 들었다 ”며 “여당으로서 정부의 대책마련에 도움을 주고 대책이 (제대로)시행되는 지 모니터링하고 현장에서 작동되고 있는 지를 당의 중점과제로 각별히 관심을 기울이겠다 ”고 현장 경험을 소개했다. 18일에는 경기도 파주의 LG필립스 공장을 방문했다. 정 의장은 앞으로도 25일 소상공인 대회를 비롯해 중소기업인 대회, 과학기술인 대회, 섬유산업계와의 간담회등 총선전까지 민생,경제 챙기기 행보를 계속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장이 민생챙기기에 더욱 속도를 높이고 있는 것은 안정된 당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안정세력대 불안세력`구도로 총선을 이끌어 승리를 거머쥐겠다는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탄핵의 반사이익으로 얻은 지지도 급상승을 총선까지 끌고 가기 위한 `낮은 포복`의 실행전략이라는 의미도 있다. 정 의장은 이와 같이 낮에는 서민과 현장경제와 같이 호흡하는 한편 밤에는 각계 각층의 원로들을 만나 여론의 흐름을 청취하는 데 눈코 뜰 새 없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당 박영선 대변인은 “정의장이 밤에 만나는 계층은 소설가, 대학총장, 언론사 등 각계각층의 원로들이나 선후배들을 만나 여론을 청취하고 아이디어도 많이 얻고 있다 ”고 설명했다. 정 의장은 이렇게 모은 여론과 각종 아이디어를 꼼꼼하게 메모해 당 관계자들에게 곧바로 전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낮에는 민생이고 밤에는 정치인 셈이다. 그러나 민생행보가 적절한 문제해결책이나 정책이 뒤따르지 않는 이른바 이벤트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 것은 정 의장이 반드시 풀고 넘어가야 할 과제다.
<박동석기자 everest@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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