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기본급 6.7% 정률인상"
53년 무분규 깨져… 노사 팽팽
● 금호타이어
"워크아웃 후 임금동결 보상"
사측 "하루 52억 손실… 난감"
국내 양대 타이어 업체인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가 최초 동시파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 17일 무기한 파업에 돌입해 하루 약 50억원의 손실을 내고 있는 금호타이어에 이어 '53년 무분규'를 자랑해온 한국타이어 노조도 압도적 표차로 파업에 찬성했다.
노사문제가 안 그래도 꽉 막힌 회사 경영에 제동을 걸고 있는 셈이다.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말 회사 설립 52년 만에 처음으로 복수노조가 설립됐다. 대외적으로 50년 넘게 단 한 차례도 파업을 하지 않은 '평화로운 회사'로 비쳤지만 내부에서는 서서히 금이 갔다.
그리고 쌓여온 '고름'으로 파업 직전에 몰리고 말았다.
24일 한국타이어에 따르면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조합원 4,700명 중 4,434명이 투표에 참여해 4,056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사측은 0.9%인 물가상승률을 감안해 기본급 1%를 인상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정기 상여금 600%를 통상임금화한다는 전제로 통상임금도 4.9% 올리겠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반면 노조는 기본급 6.7% 정률 인상, 정기 상여금 850% 통상임금화, 호봉승급 근속연수 증가에 따른 세분화 등을 요구해 간격이 크다.
노사 간 의견대립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2·4분기 영업이익이 20%나 감소한 한국타이어 경영진 입장에서는 현 상황에서 파업을 준비하는 노조가 야속하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기본급 1% 인상 대신 통상임금에 포함되는 정기 상여금 인상분을 포함하면 총액은 늘어난다"고 밝혔다.
한국타이어 경영진이 최근 실시한 CFT(Cross Functional Team) 신설을 두고도 노사 간 의견대립을 보이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임원 20여명이 참석하는 월례 경영진회의에서 CFT라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대리·과장급 수십 명을 차출해 부진을 겪고 있는 중국 시장 개선방안, 효율적인 물류 시스템 운영, 기업문화 혁신 등의 업무가 배정됐다. 회사 측은 "어려움에 빠진 회사를 살리기 위해 혁신적 TF를 조직해 돌파구를 찾으려는 경영진의 아이디어"라고 밝혔지만 내부에서는 "구조조정을 하기 위한 수순"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무기한 파업에 돌입한 금호타이어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회사가 어려움을 겪는 동안 기술개발, 영업망 관리 등 부족했던 부분을 채우기 위해 노사 간 상생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지만 노조는 정상화되지 않은 회사를 향해 어려웠던 시절을 보상해달라며 몽니를 부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워크아웃 졸업 이후 첫해부터 파업으로 대규모 손실을 본다면 과거의 모습을 찾는 데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워크아웃 졸업 이후 재도약 준비에 박차를 가하던 금호타이어는 과도한 노조의 요구로 하루 52억원의 손실을 내고 있다. 지난해 말 워크아웃을 졸업하자마자 임금 인상, 성과급 지급 등 그동안 손해 본 시간을 보상해달라며 부분파업을 벌여온 금호타이어 노조는 17일부터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2010년 5월 워크아웃 돌입 이후 임금 동결, 상여금 반납 등 희생에 대한 보답을 요구하고 나선 것.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부진한 상태에서 최근 들어 요동치고 있는 중국 시장 등 호재가 없는 상황에서 노조의 파업은 회사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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