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단이가 춘향이보다 이몽룡을 더 사랑했다?!’ 뭐가 잘못 된 것 아니냐고? 아니다. 오는 9월3~4일 오후9시55분에 방송되는 MBC 2부작 드라마 ‘향단전’(연출 김상호, 극본 명창현ㆍ김지완)의 주된 내용이다. 여기에 홍길동, 허준 등의 인물이 동시대에 살았다는 가정이 덧붙여진, 코믹 사극이다. 기본적으로 ‘향단전’은 춘향이의 그네를 밀고 잔심부름을 하던 향단이가 주인공이다. 마음씨 착하고 생김새도 곱상한 향단(서지혜)은 이몽룡(최시원)을 알게 된 후 그를 사랑하게 된다. 하지만 춘향이(이지수)가 몽룡을 좋아하자 이내 둘을 맺어주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향단이 그러는 것은 종인 자신의 처지상 몽룡 곁에서 평생 살기 위해서는 춘향과 몽룡이 맺어지는 길밖에 없었기 때문. 사랑하는 사람을 다른 사람과 맺어줘야 하는 향단이의 안타까운 사정이 그려지는 것이다. 하지만 드라마는 절대 무겁지 않다. 홍길동과 허준, 일지매와 장화 홍련이 같은 시대에 살았다는 설정 하에 이들의 좌충우돌 소동을 보여준다. 인기 미국드라마인 ‘프리즌 브레이크’의 주인공 스코필드의 한국식 애칭인 석호필이라는 이름을 지닌 이도 나온다. 또 향단이가 실제로는 아버지 심 봉사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 종이 된 심청이었다는 설명마저 나온다. 이처럼 ‘향단전’은 기존의 상식을 뒤짚고 비틀어가며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태왕사신기 스페셜’ 방송분이 9월10일부터 전파를 타게 돼 ‘커피프린스 1호점’ 종영 후 생긴 공백을 메우기 위한 드라마지만 완성도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MBC ‘환상의 커플’을 제작했던 김상호 PD가 연출을 맡아 특유의 재미와 웃음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MBC ‘신돈’에서 노국공주로 등장했던 서지혜와 영화 ‘묵공’에 출연했던 그룹 수퍼주니어의 최시원의 코믹 사극 연기를 보는 것도 재미가 쏠쏠할 것으로 보인다. 제작진은 “‘향단전’은 보는 재미를 위한 드라마”라며 “시청자들이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를 비트는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