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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투신운용 협상결렬] 한빛은행.리젠트그룹 서로 네탓
입력1999-04-09 00:00:00
수정
1999.04.09 00:00:00
신경립 기자
지난달까지 한일투신운용 인수를 위해 한빛은행과 단독협상을 벌였던 영국계 리젠트 그룹이 한빛은행에 대해 강한 불만을 제기하고 나섰다. 리젠트측은 특히 이번 협상 결렬로 당초 국내에 3억달러를 투자해 국내 금융그룹을 일으키려던 계획이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며 국제 소송이나 외교문제로까지 비화시킬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9일 금융계에 따르면 리젠트 그룹은 한빛은행측이 당초 제시했던 매각가격을 임의로 번복하고 MOU 만기 전에 리젠트가 전달한 최종 가격 수용의사를 거절하는 등 협상 과정에서 적잖은 문제를 보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한빛측은 『당연한 협상 절차를 밟았다』고 주장, 양측의 입장은 크게 엇갈리고 있는 실정이다.
◇협상 어떻게 진행됐나=리젠트 그룹이 한일투신 매각 의사를 엿보인 것은 지난해 12월. 이후 구체적인 논의가 오가기 시작, 한빛과 리젠트가 3월31일까지 단독협상을 벌이기로 하고 1월 말에는 MOU를 교환했다.
이때 거론된 한일투신의 자산가치는 약 450억원. 다만 한빛은행 보유 지분(70%)만을 매각하게 돼 있어 실제 한빛은행이 받게 되는 매각가는 315억원인 셈이다. 2월 중순까지는 리젠트가 한일·상은 투신에 대한 실사도 마쳤다.
이후 한빛은행이 자체선정한 회계법인에 의한 자산실사를 실시, 한일투신 매각가격으로 840억원을 제시했다. 반면 리젠트가 선정한 회계법인은 410억~445억원으로 자산가치를 평가, 양측간 이견조정을 벌이다가 지난 3월31일 MOU 기간이 끝나면서 협상은 원점으로 돌아갔다.
◇리젠트측 입장=협상을 맡아온 리젠트 고위 관계자는 『한빛은행이 갑자기 매각 가격을 당초 450억원에서 840억원으로 올렸다』며, 『그럼에도 불구, MOU 만기일인 지난 3월31일 한빛측이 원하는 가격으로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통보했는데 한빛이 이를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처음부터 리젠트에 대한 매각 의사가 없었던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리젠트가 한빛 요구를 모두 수용하면서까지 한일투신을 매입하려던 이유는 국내 금융그룹 설립 계획 때문. 리젠트는 미국계 투자가와 공동으로 국내에 3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었으며, 한일투신은 그 첫 단계였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투신을 시작으로 보험, 은행으로 진출할 예정이었는데, 이번 협상 이후 미국측 파트너가 회의적인 입장으로 돌아선 실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리젠트의 짐 멜론 회장은 지난 7일 한빛은행에 대해 손해배상청구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외교채널을 통해 금융감독위원장 등 정부측에 공식 항의하는 방안도 내부 검토되는 등 두 금융기관간 불협화음이 자칫 외교문제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한빛은행 입장=이같은 리젠트의 강경태세에 대해 한빛은행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빛 고위관계자는 『애당초 450억원은 매각 최저가로 제시한 가격이었다』며 『실사를 통해 자산가치를 산정하고 가격을 조정하는 것은 당연한 절차』라고 항변했다.
또 지난 3월31일 한빛에 인수 의사를 통보했다는 리젠트 주장도 한빛과는 엇갈린다. 은행 관계자는 『지난달 31일에 리젠트의 연락을 받은 적이 없다』며 『MOU 만기 전에 인수의사를 밝혔다면 한빛 입장에서 거절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리젠트가 가격을 깎으려다가 시기를 놓쳤다는게 한빛측 주장.
한편 한빛은행 고위 관계자는 『리젠트를 포함해 서울증권과 미래에셋 등 인수 의향을 보인 투자가들을 중심으로 공개입찰을 실시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신경립 기자 KLS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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