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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산업 IMF에 뜬다] (중) 부품산업 탄탄 PC수출 날개

국내 PC산업이 IMF체제 이후 도약하게 된데는 여러 요인이 있다.우선 손꼽을 수 있는 것이 탄탄한 부품산업이다. PC산업은 관련 부품산업의 발전수준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국내 부품산업은 현재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 있으며, 최근의 PC수출 증가는 부품산업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컴퓨터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지난해 120억달러어치를 판매, 세계시장 점유율이 55.6%에 달해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박막트랜지스터액정표시장치(TFT-LCD)와 모니터는 각각 35%, 21%의 시장점유율을 기록, 2위에 올라 있다. 또 CD롬드라이브는 연간 2,000만대를 판매, 세계 3위(18.2%)이다.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도 연간 1,000만대를 생산하는 세계 7위 국가다. 메모리와, HDD, CD롬드라이브, 모니터, TFT-LCD는 PC의 핵심부품. 세계 최고 수준에 올라 있다는 것은 국내 업체들이 그만큼의 가격 결정권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다. 강력한 부품산업의 지원과 함께 국내 기업들이 보유한 튼튼한 기초기술도 PC 수출에 날개를 달아줬다. LG전자가 아이맥(IMAC) 독점 공급권을 획득하게 된 것은 금형기술이라는 숨은 공로자가 있었다. 모니터-본체 일체형인 아이맥의 경우 케이스가 매우 중요하다. 모니터 생산업체중 LG전자가 유일하게 세계적인 금형-사출기술을 확보하고 있어 독점 공급업체로 선정됐다는 후문이다. PC 연관산업의 전반적인 위상은 우리나라가 높지만 가장 큰 경쟁상대인 타이완에 비해서는 여전히 낙후된게 현실이다. TFT-LCD는 타이완이 늦게 시장에 뛰어들어 아직 여유가 있지만 올해 말부터는 일전을 벌일 수 밖에 없다. CD롬드라이브의 경우 고부가가치 제품은 일본에 뒤지고 저가 제품은 에이서 등 타이완 업체들에 밀리고 있다. 모니터도 마찬가지. 타이완업체들은 모니터용 튜브를 수입해 조립생산하는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전세계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등 완전히 주도권을 잡고 있다. 멀티미디어보드분야는 더욱 열악하다. 전형적인 중소기업형 산업인 멀티미디어보드는 타이완업체들이 전세계 시장을 휩쓸고 있다. 이는 지난해 국내 굴지의 벤처기업인 가산전자, 두인전자의 부도가 웅변해주고 있다. 마더보드도 마찬가지다. 순발력이 뛰어난 타이완의 개미군단이 크게 앞서 있다. 수출이 반짝 특수로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타이완을 어떻게 넘어서느냐가 관건이다. 타이완은 부품산업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에이서라는 세계적인 PC업체를 길러냈다. 중소기업의 민첩성과 부품 공동구매를 통한 철저한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이 대만의 성공요인이다. 한국의 경우 삼성, LG 등이 수직계열화된 부품산업을 통해 어느정도 입지를 굳히는데 성공했다. 삼성은 메모리, 모니터, TFT-LCD, CD롬드라이브, HDD 등 거의 모든 부품을 생산하고 있고 LG전자도 메모리, 모니터, TFT-LCD, CD롬드라이브를 자사나 계열사에서 조달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국내 업체들이 독자 브랜드보다는 OEM사업을 확대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독자 브랜드를 키워 컴팩·IBM·델 등 세계적인 업체를 넘어서는 것은 사실상 먼훗날의 얘기이기 때문이다. 국내 PC메이커들이 우리식 성장모델을 정립하기 위해 부품 교환 구매를 늘리고 중소 부품업체간 협력체계를 강화해야 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문병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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