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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파트가 중동평화 걸림돌”
입력2003-10-17 00:00:00
수정
2003.10.17 00:00:00
김광덕 기자
15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미국 외교 차량을 겨냥한 폭탄 테러로 미국인 3명이 숨진 사건은 미국의 중동평화 정책이 난관에 봉착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사건 직후 야세르 아라파트 수반 등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당국을 강력히 비난한 것도 중동 평화의 걸림돌이 우선 팔레스타인임을 주장하기 위한 것이다.부시 대통령은 이날 캘리포니아로 향하던 도중 사건 보고를 받은 뒤 성명을 통해 “팔레스타인 당국은 오래 전부터 모든 방법을 동원해 테러에 대항했어야 했다”며 “테러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팔레스타인 보안부대가 창설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부시 대통령은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아흐메드 쿠레이 총리에게 치안 통제권을 넘겨주는 등의 개혁조치를 방해하고 있다”며 아라파트 책임론을 거론했다. 그는 “공격을 받은 미국인들은 미국에 유학할 풀브라이트 장학생 선발을 위해 팔레스타인에 들어가던 길이었다”면서 “이는 테러리스트들이 팔레스타인 국민의 진보와 기회를 막는 적임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콜린 파월 국무장관도 “이번 사건이 미국이 추진하는 중동평화안을 중단시키지 못할 것”이라면서도 테러가 종식되지 않으면 팔레스타인 국가도 없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하비에르 솔라나 유럽연합(EU) 외교정책 대표는 “이번 테러는 용서할 수 없는 일로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국제사회의 비판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팔레스타인 당국도 적극적으로 테러를 비난했다. 아라파트 수반은 “평화와 안전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온 미국인들을 겨냥한 이번 공격은 부끄럽고 더러운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당국의 도움을 받으며 사건 조사에 들어갔으나 테러 배후를 밝히지 못했다. 하마스, 이슬람지하드 등 팔레스타인의 주요 무장단체들은 이번 사건과의 관련성을 부인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사건 당시 차량 행렬은 앞장선 팔레스타인 보안군의 호위차량을 포함해 모두 4대였으며 제일 마지막 경호 차량이 원격 조정에 의해 폭탄 공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광덕 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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