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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진단] 대우차 인수전 어떻게 되가나
입력1999-12-19 00:00:00
수정
1999.12.19 00:00:00
김기성 기자
GM은 최근 상용차부분과 해외 일부사업장을 제외한 대우차 사업장 전부와 쌍용자동차를 인수하겠다는 투자의향서를 채권단에 전달했다. 인수 가격으로 6조~7조원대를 제시한데 이어 18조원대의 대우차 부채중 일부분을 떠안는다는 의사도 표명했다. 이에 따라 대우차 인수전의 양상도 반전을 거듭하고 있다. 당초 GM의 수의계약이 예상됐던 대우차 인수전이 포드 등의 인수 의사 표명으로 국제입찰로 급선회하다가 다시 GM의 수의계약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정부와 채권단은 이에 대해 GM과의 수의계약 여부를 포함한 대우차 처리 방안을 연내에 확정지을 방침이다. 자동차산업의 중요성도 고려하겠지만 적정 가격과 고용안정을 약속받을 수 있다면 빨리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대우차를 해외업체로 넘길 경우 현대차에 치명타를 입혀 한국자동차산업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개업개선작업(워크아웃)을 통해 공기업으로 전환, 일단 경영정상화를 한 뒤 신중히 처리를 해야한다는 주장이 대두되고 있는 게 이 때문이다. 현대차도 어떤 형태로든 대우차 처리에 참여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GM의 수의계약 가능성 높은가= 정부와 채권단은 GM이 제시한 6조~7조원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이다. 포드 등이 인수 의사를 표명하고 있지만 GM과 이 정도 가격에 수의계약을 추진하는 게 국제입찰 보다 이득이 많다고 보고 있다. 포드 등이 강력한 인수 의사를 갖고 있는지 의심스러운데다 국제입찰로 매각 완료시점이 1년 이상 지연되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 따라서 현재로서는 채권단이 만족할 만한 규모의 부채인수와 고용안정을 GM측이 보장한다면 채권단은 GM과 투자의향서에 공식 서명한 뒤 P&A(자산부채인수)방식의 수의계약을 추진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부채인수규모와 고용안정보장이 걸림돌= GM은 대우차를 인수할 새로운 회사를 설립, 18조원대 부채의 일부분을 떠안을 계획이다. 따라서 채권단의 부채탕감규모와 GM의 부채인수규모가 첫 관문으로 등장할 전망. 그 다음은 고용안정에 대한 보장이다. 대우차 노조는 해외 업체에 매각될 경우 찬반투표를 통해 쟁의돌입을 결정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정부도 고용안정을 보장받지 못할 경우 GM과의 수의계약에 상당한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밖에 자산 부채의 평가방법, 우발 채무 존재 여부 등도 쟁점이다.
◇아시아와 동유럽은 황금시장= 이들 지역을 공략하지 못하면 「선두대열에서 낙오」는 불가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 JD파워와 LMC가 공동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05년 세계자동차 수요는 6,262만대로 98년의 5,346만대보다 916만대 늘어난다. 아·태지역의 증가분이 488만대로 절반을 넘어선다. 그 다음은 동유럽(136만대), 남미(85만대) 순이다. 아·태지역과 동유럽의 증가 비중이 68%로 압도적이다.
◇세계 1위의 변수로 떠오른 대우차= 대우차는 1위인 GM(814만대)과 2위인 포드(684만대)의 수위쟁탈전에 중요 변수. 아시아와 동유럽 공략의 발판을 제공할 대우차 향방에 따라 21세기의 1위가 결정될 공산이 크기 때문. 특히 포드에 맹렬한 추격을 받고 있는 GM은 더욱 절실하다. 아시아를 공략할 수 있는 100만대 이상의 국내 생산능력은 물론 폴란드 FSO 등 동유럽의 굳건한 진지를 갖출 수 있기 때문. GM이 대우차 인수에 가장 적극적이고 포드는 이를 막는데 주력하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GM이 더 적극적일 수 밖에 없는 이유= GM의 아시아생산기지는 포드에 비해 매우 취약하다. 포드는 계열사인 일본 마쓰다와 타이완 포드리오호를 이미 생산기지로 갖고 있다. 마쓰다는 승용차 70만대를 포함해 총 83만대를 생산하는 일본 5대업체. 포드리오호도 7만6,000대의 승용차를 생산하는 타이완 2위업체다. 반면 GM은 일본 이스즈(승용차 3만)·중국 상하이GM(10만대)·타이완 차이니즈오토(3,000대)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지만 2005년까지 아시아시장점유율 5%에서 1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달성하기에는 역부족. 동유럽의 생산기지라는 관점에서는 GM이나 포드 모두 대우차에 매력을 느낄 수 밖에 없다.
◇글로벌 전략 차원의 대우차 입지, 생산 및 연구개발 능력 인정= 대우차의 승용 부문은 부평·군산·창원 등 122만대와 폴란드 FSO·루마니아·우즈베키스탄·인도 등 60만대 이상의 7개 해외사업장 등이다. 해외사업장중 절반 이상이 아직 적자를 내고 있지만 생산 입지의 전략적 가치는 엄청나다. 특히 폴란드 FSO의 경우 현지에서 피아트와 1·2위를 다툴 정도로 높은 인지도를 얻고 있는데다 지정학적 위치상 유럽연합(EU)과 CIS(독립국가연합)를 공략할 수 있는 최상의 교두보. 또 대우차의 품질과 연구개발 및 생산능력은 일본·미국·유럽업체에 아직 뒤지지만 가격을 대입하면 세계적인 수준이다. 중국·동남아·동유럽·남미 등의 공격용으로 매우 적합하다는 점을 세계 자동차업체들은 인정하고 있다.
김기성기자BSTAR@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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