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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로 열려있는 CEO 집무실, 벽돌 몇 장과 나무판으로 만든 책장, 자유로운 옷차림의 젊은 직원들' 퓨처스트림네트웍스의 서울 역삼동 사무실을 찾는 이들은 한창 성장세를 달리는 초기 벤처기업의 열정과 감각, 개방적 분위기를 곳곳에서 느끼게 된다. 이 곳은 바로 지난해 아이폰 이용자의 93.1%가 알게 모르게 접했다는 모바일 광고 서비스의 산실이다. 신창균(41) 사장을 비롯해 한 직장에 다니던 6명의 도전자들이 최근 1년동안 이뤄낸 성과는 벤처업계의 평균 수준을 뛰어넘는다. 퓨처스트림네트웍스의 주된 사업분야는 '카울리(Cauly)'라는 브랜드의 모바일 광고 서비스. 어플리케이션 개발자들이 앱을 만들때 카울리 광고솔루션을 적용하면 앱 실행 시 화면 하단부 등에 외부 광고를 유치할 수 있다. 퓨처스트림네트웍스는 미리 광고주를 확보해두고 수많은 앱의 특성에 맞는 광고를 제공하고 있다. 앱 개발자는 수익을 가져가고 광고주는 광고효과를 누리는 구조다. 서비스가 본격화된 것은 불과 1년. 지난해 4월 5만건에 그쳤던 하루 페이지뷰 수는 2월 중순 현재 2,500만건을 훌쩍 넘어섰다. 최근에는 SK텔레콤과 협력관계를 맺고 티스토어에서도 개발자드에게 카울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 같은 가파른 성장세는 신 사장조차 놀라게 만들 정도다. 신 사장은 "당초 서비스를 시작할 때만해도 올해말에야 2,000만이라는 페이지뷰를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고 말했다. 회사 측에서는 단지 스마트폰 광고의 주목도 높은 특성과 주변 상황이 도와준 결과라고 겸손해한다. 창업 멤버이자 최고운영자(COO)인 홍준 본부장은 "지난해 연간 스마트폰 보급량은 연초 예상의 3배를 뛰어넘는 600만대를 기록할 정도로 모바일 산업이 급증세를 타고 있다"며 "아울러 불특정 다수의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인터넷 광고와 달리 스마트폰 광고는 소유자의 특성에 맞춰 광고할 수 있는 만큼 광고효과가 높다"고 나름의 분석을 내놓았다. 실제 퓨처스트림의 광고는 국내 최대 인터넷 포털의 광고보다 10배 이상의 클릭률을 보인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퓨처스트림의 성장은 그러나 시대적 운이라기 보다는 창업자와 직원들의 전문성과 열정의 산실이라는 설명이 더욱 적합할 듯하다. 한 인터넷기업에 근무하던 신 사장은 2007년 퓨처스트림네트웍스를 창업한 이후 2009년 9월에 이전 사업분야를 없애고 직접 경영에 뛰어 들었다. 이후 홍준 본부장을 비롯한 동료들이 신 사장의 뜻에 함께 했다. 이들이 밝힌 창업의 이유는 '삶을 보다 주인처럼 살고 싶어서'다. 신 사장의 인터넷 광고기획 쪽 경력은 16년. 홍 본부장 역시 검색광고 영업에 13년 경력자며 다른 창업멤버도 최하 6년 이상의 광고분야 경력을 지니고 있다. 신 사장은 "이전 직장이던 인터넷 대기업에서 워낙 큰 성공을 맛보았고, 그 과정의 즐거움을 잘 알고 있다"며 "창업의 이유 역시 많은 돈을 벌기보다는 각자 지닌 열정을 마음껏 발산하고 싶은 욕구에서 비롯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업 초기 아이템을 바꾸는 중요한 전략적 선택을 해야했던 순간도 있었다. 신 사장은"2009년 실질적인 창업 당시 계획했던 아이템은 사실 광고 모바일과 전혀 동떨어진 IT(정보기술)기기 관련사업이었습니다. 하지만 창업직후 시장의 변화를 보면서 직원들의 강점을 살리는 모바일광고 쪽으로 변경했어요. 아직 짧긴 하지만 회사 역사상 가장 잘한 일이었다고 본다"며 웃음을 지었다. 신 사장이 모바일 광고를 주력분야로 선택하기를 잘했다고 느끼는 이유는 또 있다. 바로 모바일 이코노미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신 사장은 "예전에는 무료개발자들이 단지 자긍심 자체로 동기부여를 얻었지만 그것만으로는 산업적으로 활성화가 되기 어려웠다"며 "최근에는 카울리를 통해 개발자들이 수익을 얻으면서 지속적으로 개발을 이어나가는 모습을 보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실제 일부 모바일 앱 개발자들은 카울리의 광고 솔루션을 기반으로 수익을 낸 이후 전문 개발업체를 창업하기도 했다.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과 주체들의 상생을 위한 중추역할을 하는 셈이다. 퓨처스트림의 가장 큰 목표는 모바일 시장이 기존의 올드미디어 처럼 하나의 광고 플랫폼으로 완전히 자리잡는 것이다. 시장 자체가 성숙하고 그 과정에서 펼치고 싶은 새로운 형태의 광고 솔루션도 무궁무진하다. 스마트폰 이용자의 위치를 파악해 맛집을 홍보하는 등 지역기반 광고를 기반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위한 특허도 출원한 상태다. 신 사장은 "매출이나 트래픽이 늘어나는 것도 분명 좋은 목표지만 지금의 우리에게 큰 동기부여는 되지 않는다"며 "오히려 모바일 시장에서 의미있는 일들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나간다면 수익과 매출은 나중에 저절로 따라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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