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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기자 '국민참여 모의재판' 배심원 참여기

'국민참여 재판' 모의재판 르포<br>40대 주부 '폭력남편 살해' 실제 사건 다뤄<br>17~18일 법사위 심사·공청회 거쳐 내년 시행

임권택(오른쪽) 감독 등 문화예술인, 일반 국민, 기자 등으로 구성된 명예 배심원들이 12일 오후 중앙법원에서 열린 국민참여재판 모의 재판에 앞서 선서를 하고 있다. /류효진기자

본지 기자 '국민참여 모의재판' 배심원 참여기 "유죄" "무죄" 실감나는 공방전40대 주부 '폭력남편 살해' 실제사건 다뤄'배심제' 이르면 내년부터 시행 예정 이혜진 기자 hasim@sed.co.kr 임권택(오른쪽) 감독 등 문화예술인, 일반 국민, 기자 등으로 구성된 명예 배심원들이 12일 오후 중앙법원에서 열린 국민참여재판 모의 재판에 앞서 선서를 하고 있다. /류효진기자 "존경하는 재판장님 그리고 현명하신 배심원 여러분, 이 자리는 피해자가 좋은 남편, 훌륭한 아빠였는지 여부를 가리는 자리가 아닙니다. 사람의 목숨은 전 지구의 무게보다도 무겁다고 합니다. 설령 피해자가 폭력을 행사했다 하더라도 하나뿐인 생명을 빼앗은 피고인의 행동은 살인죄에 해당합니다"(검찰측 금태섭 검사) "지난 14년간 가정폭력이 시달리던 피고인은 무차별적으로 쏟아지는 폭력을 피하기 위해 순간적으로 대응하다가 피해자를 죽음에 이르게 한 것입니다. 이는 정당방위로 피고인은 무죄입니다"(피고인측 진선미 변호사) 남편의 폭력이 14년간 시달리던 40대 주부 A씨는 어느날 술에 취한 남편으로부터 폭행을 당하던 중 남편을 목졸라 살해했다. A씨의 행동은 정당방위를 인정 받아 무죄인가 아니면 의도를 갖고 저지른 살인죄에 해당할까. 12일 서울중앙지방법원 대법정에서는 실제 일어난 이 사건을 두고 국민들이 배심원으로 참여하는 '국민참여 모의재판'이 열렸다. 이날 재판에는 9명의 일반 국민배심원단과 임권택 감독 등 문화예술인 배심원단, 그리고 본지 기자가 포함된 언론인 배심원단 등이 참여해 이르면 내년부터 실시될 실제 재판과정 그대로 진행됐다. 판사, 검사, 변호사역 역시 현직 법조인들이 맡아서 그야 말로 '실감나게' 재판이 이뤄졌다. 특히 검사와 변호사는 한치에 양보도 없이 서로에게 유리한 증인 심문과 화려한 설전으로 배심원들을 설득했다. 1시간 30분 가량의 법적 공방이 끝난 후 배심원들은 평의에 들어갔다. 배심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렸다. 이날 일반 배심원으로 참석했던 김광태(35ㆍ남)씨는 "살인의 의도가 처음부터 있었던 것은 아니기 때문에 살인죄에 해당하지는 않는 것 같다"며 "그러나 남편이 술이 많이 취한 상태인데다 목을 조르는 것 이외에 폭행을 피하는 방법이 있었음에도 살해했다는 점에서 죄를 면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곽영빈(25ㆍ여)씨는 "지속적인 가정 폭력에 시달린데다가 폭력이 일어나고 있는 순간 정당방위 차원에서 벌어진 일이므로 무죄"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결국 일반 배심원들은 5:4, 문화예술인 배심원단은 7:2, 언론인 배심원단은 7:0의 의견으로 A씨에게 폭행치사죄를 적용했다. 폭행치사는 죽이려는 의도는 없었지만 폭행으로 인해 피해자가 사망하리라는 점을 예견할 수 있었을 때 성립된다. 이날 모의재판을 방청한 건국대 법대 한상희 교수는 "배심제가 정착되려면 국민의 눈높이에 맞춘 재판 진행이 필요하다. 사법부는 더욱 쉬운 재판을 위해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참여 재판은 현재 국회에 법안이 국회에 상정돼 있으며 이르면 내년부터 실시될 예정이다. 강력 범죄에 대한 형사재판에 우선 도입되며 피고인이 원치 않을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입력시간 : 2006/04/12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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