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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신용등급 도미노 강등 오나

■ 크리스 박 무디스 부사장<br>엔저·원화강세 수출에 악재<br>1년간 하향 압력 지속될 것<br>삼성전자·현대차는 안정적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앞으로 1년 동안 한국 기업들의 신용등급 하향조정 압력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크리스 박 무디스 부사장은 15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주요 수출시장인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경기 상황이 호의적이지 않다”며 “중국의 낮은 성장률과 수요 증가가 낮은 점도 기업 환경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엔저 현상과 함께 원화 강세에 따른 수출기업의 수익성 악화가 기업들의 신용등급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로 꼽았다.

박 부사장은 “특히 자동차ㆍ화학ㆍ건설업은 달러화로 이뤄지는 수출 비중이 커 원화 가치 상승에 따른 환율 위험에 가장 많이 노출돼 있다”며 “4월 말 현재 한국 민간 기업에 부여한 신용등급 중 38%는 ‘부정적’으로, 2011년 말 25%, 지난해 32%보다 크게 늘어났다”고 지적했다.

무디스는 이와 함께 국내 민간소비 침체와 일부 기업들의 공격적 투자에 따른 재무구조 악화 등을 기업의 신용등급을 낮출 수 있는 요인으로 꼽았다.



이날 함께 참석한 개리 라우 무디스 상무는 “한국 기업의 신용등급에 부정적인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삼성전자나 현대차와 같이 제품 경쟁력과 수익성에 있어 여력을 가진 기업들은 어려운 여건을 잘 이겨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부사장은 최근 GS건설 어닝쇼크 등과 관련해 “GS건설이나 삼성엔지니어링 등 중동지역에서의 사업비용 초과(cost overrun)와 회계 투명성 문제 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며 “이는 근본적으로 한국 건설업체들의 경쟁심화에 따른 구조적인 측면이 있어 시장 구조조정 등이 없으면 이런 문제는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무디스는 국내 기업들의 유동성이 우수하지 못하거나 취약한 수준으로 평가했다. 박 부사장은 “한국의 투자등급 회사들은 외국 기업들과 비교할 때 유동성 규모가 적고 차입금 구조도 단기 기준으로 쏠려있어 유동성 수준이 매우 취약하다”며 “그러나 국내 금융시장을 통한 자금조달 능력이 우수하고 금융시장도 양호한 유동성이 유지될 것으로 보여 우려할 사항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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