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회생기업]굿모닝증권
입력2001-08-13 00:00:00
수정
2001.08.13 00:00:00
이병관 기자
'부실' 상징기업서 '선진 증권사' 변신국제통화기금(IMF) 위기 때 금융구조조정을 진두지휘했던 이헌재 전 금융감독위원장은 굿모닝증권을 외자유치와 구조조정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관련기사
IMF직후인 지난 97년 말 굿모닝증권(당시 쌍용투자증권)은 모 기업인 쌍용그룹의 자금난에다 무리한 해외 파생상품 투자에 따른 손실로 도저히 회생가능성이 없는 부실기업이었기 때문이다.
지난 98년까지 3년간의 누적적자가 3,200억원에 당시 영업용 순자본비율이 마이너스 162%로 금감위의 경영개선 명령을 받은 상태였다. 자금이 수혈되지 않는 한 문을 닫는 것은 시간 문제였다.
모 기업의 파산에다 나라 경제 전체가 거덜난 상황에서 국내 투자자금을 유치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러나 미국계 펀드인 H&Q AP를 비롯해 캘리포니아 연기금운용회사인 롬바드 등이 1,211억원의 외자를 수혈하면서 상황이 급반전하기 시작했다.
새 피가 들어오면서 영업용 순자본비율이 플러스로 돌아서는 등 재무구조조정을 마친 새로운 외국계 주인은 씨티은행에서 잔뼈가 굵은 도기권씨를 새로운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하고 사업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다'는 원칙 아래 도 사장을 통해 선진경영시스템을 접목시켰다.
현재 굿모닝은 경영의 투명성과 뛰어난 마케팅활동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증권주 중 하나로 우뚝섰다.
영업용 순자본비율은 지난 3월말 현재 604%로 대형사중 최고 수준이고 IMF전후 3%로 떨어졌던 시장점유율도 5%로 올라섰다.
◇부실증권사에서 선진 외국계 증권사로 탈바꿈
굿모닝증권은 2년 전만 해도 한국기업의 악폐인 계열사 지원ㆍ지급보증ㆍ무분별한 해외투자 등을 망라하는 부실기업의 상징이었다.
지난 97년말 금감위의 경영개선명령을 받았고 새로운 수혈(자금)이 이뤄지지 않는 한 동서증권ㆍ산업증권처럼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것은 명약관화했다.
모 그룹인 쌍용그룹 자체가 존망위기에 처했기 때문에 내부 수혈을 기대할 수 없는 처지였다.
외국인도 난마처럼 얽혀있는 굿모닝증권의 재무제표를 믿을 수 없어 투자의 손짓을 보내지 않았다.
그러나 1년여가 지난 98년 말 드디어 미국계 투자펀드인 H&Q 등이 투자결정을 내리면서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주인이 외국계로 바뀌면서 먼저 선진적인 지배구조가 도입됐다. 의사결정 기능과 집행기능이 분리돼 이사회가 주요 사안을 결정하고 실질적인 집행기능은 최고경영자를 포함한 경영진에 맡겨졌다.
과거와 같은 무분별한 해외 투자 등을 원천적으로 막고 투명한 지배구조의 초석을 마련했다.
이어 증권업계 처음으로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을 도입, 일일 결산이 가능토록 하는 등 업무효율성과 리스크관리를 극대화시켰다.
분기마다 결산을 실시하는 국내 증권업계 관행에 비추어 볼 때 충격에 가까운 시스템이었다.
◇구조조정, 실적향상 및 주가 상승으로 이어져
지난 98년말 외자유치를 전후로 2년여간 전개된 구조조정은 그야말로 숨가빴다.
새 외국인 주인은 먼저 자금수혈의 대가로 직원들의 30% 가량을 감축할 것을 요구했다. 결국 자의반 타의반 전 직원의 20%가 넘는 직원들이 정든 직장을 떠나야 했다.
이어 사령탑을 맡은 씨티은행 출신의 도기권 사장은 조직혁신과 사업구조조정에 착수했다. 능력급 인사평가시스템을 도입해 개개인의 업무효율성을 증대시켰다.
99년 주식시장이 호황을 맞아 다른 증권사들이 앞다퉈 지점을 늘렸지만 유연하고 효율적인 조직을 구축하기 위해 오히려 지점 수를 68개에서 62개로 줄였다.
지점수 증가는 고정비용 상승으로 이어져 시장상황이 악화하면 손익에 커다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 판단한 것이다.
이와 함께 본부에 콜센터를 도입해 주문접수 등 번잡한 지점업무를 대행함으로써 지점 오퍼레이션 인원을 평균 6명에서 3명으로 대폭 축소해 경상비용을 대폭 축소시켰다.
이 같은 구조조정 노력은 실적으로 나타났다. 지난 98년 1,304억원의 적자(3월 결산)에서 99년 주식시장 호황과 맞물려 2,104억원의 사상 최대 흑자로 돌아섰고 지난해에도 다른 대형사가 시장침체로 열세를 면치 못했지만 711억원의 순익을 내 업계의 부러움을 샀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말 2,400원대이던 주가는 외국인의 공격적인 매수에 힘입어 올해 6,000원대까지 치솟았다.
교보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굿모닝증권을 재무와 사업구조조정에 성공한 7대 기업 가운데 하나로 선정하기도 했다.
◇생산성ㆍ고객만족ㆍ직원만족 1등 목표
굿모닝은 생산성과 고객만족, 직원만족도에서 1위 회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같은 조짐은 이미 여러 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출범 3개월만에 온라인 전문 홈트레이딩 시스템인 '굿아이'의 인지도와 고객계좌수가 2배로 증가했고 브랜드 평가 전문업체인 브랜드스톡에서 온라인 증권 1위 브랜드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 투명과 정직을 내세운 펀드인 '산타클로스'가 인기리에 판매되면서 금융상품 판매잔고 3조를 넘고 있다.
굿모닝은 투명한 지배구조, 차별화한 마케팅, 엄격한 리스크관리를 통해 가장 믿을 수 있는 증권사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굳힌다는 계획이다.
/이병관기자 comeon@sed.co.kr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