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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구제금융 소식에 외국인 모처럼 "사자"

매수 종목 경기방어주서 대형주로 확대<br>글로벌 신용 위기등 불확실성 여전 '경계'<br>특정창구·종목 치중…지속 순매수 아직 일러


공포에 휩싸였던 국내 증시가 안정세를 되찾았다. 특히 줄곧 매도공세를 퍼부었던 외국인이 순매수로 전환한 데 이어 기관이 급락할 때마다 매수세를 확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시장 수급 여건에 긍정적 변화가 일어날 것이란 기대감이 피어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설익은 긍정론을 경계했다. 증시를 옥죄고 있는 불확실성이 여전히 가시지 않은데다 비록 외국인이 매수 포지션으로 돌아섰지만 절대적 매수 규모가 미미하고 매수세가 특정 창구 및 특정 종목에 치중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외국인 순매수 전환으로 증시 안정=17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7.51포인트(2.70%) 오른 1,425.26포인트에 마감하며 하루 만에 1,400선을 되찾았다. 전날 미국 정부가 AIG에 대한 850억달러 구제금융 지원을 밝히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회복됐다. 이를 반영하듯 외국인은 1,030억원 사자에 나서며 순매수로 돌아섰고 연기금은 678억원 매수 우위로 연속 매수일자를 12거래일로 연장했다. 이날 시장에서 단연 눈길을 끄는 것은 외국인의 순매수 전환이다. 특히 외국인이 경기방어주를 적극 공략하던 매매패턴에서 벗어나 그동안 관심권 밖에 두던 업종별 대형주를 매수한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외국인 순매수 상위종목은 현대중공업(3,980억원), 현대차(3,554억원), LG전자(3,160억원), 기아차(2,121억원), 대우조선해양(1,379억원), 두산중공업(1,363억원) 등이 차지했다. 최순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투매에 동참했던 외국인들이 이날 매수세로 돌아선 점은 긍정적”이라며 “특히 통신이나 유틸리티 등 경기방어주 위주로 공략하던 전략에서 벗어나 낙폭이 큰 대형주 위주로 매수세를 확대한 것은 저가매수 신호로 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외국인 매수 포지션으로 변경은 시간 더 필요=그러나 연속 여부를 가늠하기 위해선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신용위기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외국인이 보수적인 포지션을 바꾸기가 쉽지 않고 이날 매수량이 절대 규모면에선 미미해 속단하긴 어렵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전날까지 이틀 동안 1조원 가까운 물량을 털어냈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용경색 우려 완화 및 이에 따른 불확실성 해소 차원에서 외국인이 매수세로 전환한 것으로 풀이된다”며 “다만 그동안 팔았던 것에 비해 이날 매수한 양이 매우 적어 지속성 여부는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외국인 매수물량이 특정 창구로 국한된 모습을 보이고 ▦매수세가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 골고루 뻗치지 못한 점도 외국인 매수세를 보수적으로 바라봐야 할 요인으로 지적된다. 최재식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날 HSBC 창구를 통해 매도물량이 나왔는데 이날에는 JP모건 창구에서 대규모 매수물량이 나오는 모습이 목격됐다”며 “외국인 매수창구가 골고루 분산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외국인 매수 전환 여부를 논하기 어려운 시점”이라고 말했다. 유수민 현대증권 연구원은 또 “외국인이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도 일부 낙폭과대주를 많이 샀는데 이는 단기차익을 노린 쇼트커버링일 가능성도 있다”며 “위험자산 회피가 높아져 가는 상황에서 외국인 매수의 연속성을 기대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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