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다소 주춤했지만 소비자들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농축수산물 가격이 크게 올라 서민들의 체감 물가상승 압력은 여전히 상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1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3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9% 올라 1월의 3.7% 이후 두 달 만에 3%대를 기록했다.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7월 5.9%로 정점을 찍은 뒤 같은 해 10월 4.8%를 기록해 4%대로 내려섰으며 1월 3.7%까지 떨어진 뒤 2월에 다시 4.1%로 7개월 만에 오름폭이 확대됐다. 3월 물가를 분야별로 보면 장바구니 물가로 표현되는 식료품 등 생활물가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3.1% 올라 전체 물가에 비해서는 그런 대로 안정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생선류ㆍ채소류ㆍ과실류 등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10.8% 올랐고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4.5% 상승했다. 이른바 ‘생필품 가격’이 급등한 것이다. 품목별 전년 동월비 증가폭을 보면 공업제품이 4.7% 올랐다. 서비스 부문은 2.7% 상승한 가운데 공공서비스 1.8%, 개인서비스 3.2%, 집세는 1.9% 각각 올랐다. 농축산물은 5.8% 상승했다. 농축산물 가격이 크게 오른 것은 환율의 영향으로 사료 값과 난방비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송성헌 통계청 물가통계과장은 “귤ㆍ양파ㆍ고등어 등 신선식품 물가가 많이 오른 것은 현지출하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동월과 비교한 품목별 물가상승률을 보면 농축수산물 중에서는 돼지고기(28.6%), 양파(107.2%), 고등어(61.5%), 귤(56.2%), 오이(55.5%), 닭고기(30.8%)가 많이 올랐으며 파(-50.6%), 감자(-26.3%) 등은 하락폭이 컸다. 공업제품 중에서는 금반지(42.7%), 우유(35.0%), 비스킷(46.6%), 아이스크림(32.4%)이 오른 반면 휘발유(-7.6%), 경유(-12.4%), 등유(-12.0%)는 내렸다. 전세(2.1%), 월세(1.6%)는 소폭 오름세를 보였다. 개인서비스의 경우 삼겹살(11.7%), 돼지갈비(9.4%), 미용료(6.9%), 목욕료(9.9%), 학교급식비(4.3%), 유치원 납입금(5.5%)이 많이 올랐다. 김종화 기획재정부 물가정책과장은 “원ㆍ달러 환율이 1,300원대만 유지해도 물가는 크게 나아질 것”이라며 “4월은 3%대 초중반 사이에서 형성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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